본문 바로가기
여행브이로그

겨울 속초 외옹치 바다향기로 : 사랑의 산책겨울바다의 매력 : 두 사람의 이야기 추억

by 김도현 여행길 2025. 1. 4.

겨울바다의 초대: 속초 외옹치 바다향기로의 여행기

https://youtu.be/-LsF_WKgKoQ?si=dFAXfd1OIx7GFWse

 

조용한 겨울바다의 매력

12월 말, 우리는 속초 외옹치 바다향기로의 겨울 여행을 떠났습니다. 칠십 중반의 부부로서, 긴 세월을 함께한 동반자로서 이번 여행은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동해의 푸른 바다와 차가운 겨울바람이 어우러진 길은 서로를 의지하며 걷기에 완벽한 장소였습니다.

겨울 숲은 앙상한 가지 사이로 햇빛이 부서지듯 내려앉아 반짝였고, 공기 중에는 마른 나뭇잎과 흙 내음이 은은하게 스며 있었습니다. 멀리서 들려오는 새들의 희미한 울음소리와 발밑의 바삭거리는 낙엽 소리는 정적 속에서 숲을 더욱 생동감 있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차가운 공기가 피부를 스치며, 겨울 숲의 고요함 속에서도 강렬한 생명의 기운을 느끼게 해주었습니다. 발 아래에서 바삭거리는 낙엽 소리가 우리의 걸음을 반겨주었고, 붉은빛으로 물든 숲속의 풍경이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이 조화로운 자연 속에서 한 해를 돌아보며 조용히 걸음을 옮겼습니다.

 

소소한 대화와 깊은 위로

차가운 공기를 머금은 산책로에서 우리는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며 웃음과 함께 과거를 떠올렸습니다. 지나간 실수를 반성하며 "내년에는 조금 더 잘해보자"고 다짐하기도 했고, "이렇게 함께 있으니 뭐든 해낼 수 있을 것 같아"라는 말로 서로에게 새로운 소망을 전했습니다.

"우리도 이제 이런 여행을 더 자주 다녀야겠어. 시간이 흐를수록 이런 순간들이 더 귀해지는 것 같아," 남편의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 말에 담긴 다정함을 마음에 새겼습니다. 그 길 위에서, "우리가 함께 늙어가는 것도 참 괜찮지 않아?"라는 농담이 오가며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던 순간, 서로가 얼마나 큰 위로가 되는지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여행의 시작: 속초해수욕장에서 외옹치 바다향기로

아침 일찍 숙소를 나선 우리는 속초해수욕장에서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차가운 바닷바람이 얼굴을 스쳤지만, 그 신선함 속에서 시작된 하루는 특별했습니다. 겨울의 속초해수욕장은 여름의 북적임과는 달리 조용하고 여유로웠습니다.

나무 데크로 이어진 길을 걷다 보니 해안 절벽이 가까워졌습니다. 파도는 부드럽게 해안을 스치며 겨울바다 특유의 청량함을 보여주었고, 곳곳에 마련된 쉼터에 잠시 앉아 우리는 바다를 바라보며 손을 맞잡았습니다. 차가운 손끝에서 느껴지는 온기는 마치 추운 날 작은 불씨를 발견한 듯한 안도감을 주었습니다.

 

고요한 순간의 소중함

산책로 중간에 위치한 전망대에 도착했을 때, 우리는 넓게 펼쳐진 동해의 풍경에 잠시 발걸음을 멈췄습니다. 푸른빛과 은은한 회색빛이 조화를 이루는 수평선은 우리의 시선을 붙잡았고, 파도와 바람 소리만 들리는 고요 속에서 마치 바닷속 깊은 곳에 머무는 듯한 평온함을 느꼈습니다. 잔잔한 물결은 우리 마음속에 평화를 채워주었고, 바람과 파도 소리가 복잡했던 생각들을 부드럽게 밀어내며, 우리의 마음은 서서히 가벼워졌습니다.

뜨거운 차를 한 모금 마시며 입 안을 따스함으로 채웠습니다. 차에서 은은히 퍼지는 허브 향이 마음을 진정시키는 듯했고, 차가운 바람 속에서도 손끝에 전해지는 따뜻함이 얼마나 위로가 되는지를 새삼 느꼈습니다. 그 순간, '이렇게 작은 것도 이렇게 큰 안식을 줄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쳤습니다.

 

외옹치항에서의 마무리

산책로의 끝에는 소박한 외옹치항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항구는 낮은 돌담으로 둘러싸여 있었고, 잔잔한 바닷물이 항구 안으로 들어오며 부드러운 물결을 만들어냈습니다. 정박해 있는 낡은 어선들은 시간의 흔적을 고스란히 품고 있었고, 붉은 녹이 스며든 선체는 오랜 세월의 이야기를 속삭이는 듯했습니다. 항구 주변의 하늘은 겨울 햇살에 물들어 은은한 황금빛으로 빛났고, 바닷바람에 실려 오는 해초 냄새와 소금기가 가슴 깊이 스며드는 듯했습니다.

우리는 근처 해산물 식당에서 따뜻한 해물탕을 나누며 여행을 마무리했습니다. "국물이 정말 끝내준다,"며 미소 짓는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우리는 따스함이 몸과 마음속에 스며드는 것을 느꼈습니다. 신선한 해산물이 듬뿍 들어간 얼큰한 국물은 바다의 풍미를 그대로 담고 있었고, 매콤하면서도 부드러운 맛은 겨울의 추위를 잊게 해주었습니다.

 

겨울 외옹치 바다향기로의 매력

외옹치 바다향기로의 겨울 산책은 단순히 걸음을 옮기는 시간이 아니었습니다. 조용한 겨울바다와 함께한 이 여행은 우리에게 한 해를 돌아보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할 시간을 선사해주었습니다.

찬 바람 속에서도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던 그 길 위에서, 우리는 손난로를 주고받으며 서로의 체온을 나눴습니다. "이거 너무 뜨겁지 않아?"라며 웃음 섞인 농담을 주고받는 사이, 손난로의 온기는 추위를 잊게 해주었습니다. 주변에서는 파도 소리가 부드럽게 들려왔고, 우리를 감싸던 바닷바람도 그 순간에는 한결 부드럽게 느껴졌습니다.

그 순간, 우리의 하루가 얼마나 소중했는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