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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브이로그

대만 타이베이 현지 음식 하루 코스 정리|야시장부터 국밥까지 총정리

by 김도현 여행길 2025. 4. 4.

시작하며

대만 타이베이에서 한 달을 보내며, 하루는 음식만을 위해 쏟아보기로 했다. 하루 안에 현지의 유명한 식당을 최대한 많이 다녀보자는 다소 무모한 계획이었다. 하지만 무작정 맛집을 따라다닌 그 하루는 이 도시를 조금 더 가까이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여기서는 직접 경험한 그 하루의 여정을 소개한다. 이동 경로, 먹은 음식, 거리 분위기까지 포함해, 타이베이 한달살기 중 짜임새 있는 하루 루트를 고민 중인 이들에게 참고가 되었으면 한다.

 

1. 따뜻한 국밥으로 시작한 하루

하루의 시작은 루저우 쪽의 로컬 식당이었다. 대표 메뉴는 돼지고기를 얹은 따뜻한 국밥. 국물은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했고, 돼지고기튀김은 바삭함이 살아 있었다. 속을 편안하게 달래주는 조합이었다.

내부는 소박하고 단출했지만 손님들로 북적였고, 대부분 지역 주민들이었다. 영어가 통하지 않아도 손짓과 웃음으로 충분히 소통이 가능했다. 외국인도 어렵지 않게 이용할 수 있는 곳이었다.

 

2. 족발과 면, 한약재 국물까지 한 번에

이동 후 도착한 곳에서는 족발국수와 사신탕을 먹었다. 처음 가려던 식당은 문이 닫혀 있어 인근 다른 가게에서 대체 메뉴를 선택했다. 족발은 적당히 익혀져 부드러웠고, 면과 함께 먹기에 부담이 없었다.

사신탕은 약초 향이 진해서 취향을 탈 수 있다. 하지만 속이 따뜻해지는 느낌이 있어 현지인들이 선호하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이 두 음식은 식감과 향의 대비가 뚜렷해 같이 먹기 좋았다.

 

3. 일정은 예상보다 빠르게 벅찼다

원래는 오전 안에 다섯 곳 정도는 다녀올 계획이었지만, 세 곳만 돌았을 뿐인데도 이미 배는 부르고 다리는 무거웠다. 촘촘한 계획은 현실에서는 쉽게 무너진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다.

이후 일정은 과감히 조정하기로 하고, 잠시 쉬었다가 다음 목적지였던 디저트 전문점으로 방향을 돌렸다. 이날 일정은 음식도 음식이지만, 체력 관리가 중요한 요소였다.

 

4. 손꼽아 찾은 파인애플 과자 가게

길을 돌아 외곽 지역에 있는 한 제과점을 찾아갔다. 이곳은 파인애플 잼을 넣은 과자로 유명한 곳인데, 그 향과 식감이 기대 이상이었다. 과자는 작고 단순하지만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가격은 대만 기준으로도 부담 없는 수준이었고, 겉은 바삭하고 안은 달콤한 잼이 가득 차 있었다. 도시 중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러 찾을 이유가 있었다.

 

5. 길고 복잡했던 밀크티 찾아 삼만리

다음 목적지는 대만 밀크티로 잘 알려진 전주나이차 가게였다. 가는 길은 꽤 복잡했고, 버스와 지하철을 여러 번 갈아타야 했다. 그런데 도착해보니 가게 문이 닫혀 있었다. 예상 못한 상황이었지만 대체 가게가 근처에 있어 다행이었다.

우유 베이스에 쫀득한 펄이 들어간 전통 밀크티는 진하고 고소했다. 이 날은 날씨가 더워서 차가운 음료가 더욱 맛있게 느껴졌다. 대만에서는 밀크티 종류가 워낙 다양해, 선택지가 많다는 점도 즐거움이었다.

 

6. 예정보다 이른 휴식 시간

다음 일정까지 시간이 남아 근처 카페에서 휴식을 가졌다. 이동이 많았던 탓에 체력이 많이 떨어져 있었고, 충전할 겸 자리를 잡았다. 약 두 시간 정도 머물면서 남은 동선을 정리하고 계획을 조정했다.

이런 여유 시간은 한달살기 여행에서는 꼭 필요하다. 빽빽한 일정만큼 중요한 것이 쉬는 시간이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 여행은 오래 하려면 리듬이 있어야 한다.

 

7. 저녁 시간, 붐비는 야시장에서

저녁이 되자 다시 이동해 야시장으로 향했다. 퇴근 시간대와 겹치면서 거리는 금세 인파로 가득 찼고, 다양한 음식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수많은 노점이 늘어서 있어 눈과 입이 바쁘게 움직였다.

이날 먹은 굴전은 기대 이상이었다. 바삭하게 구운 반죽 안에 굴이 듬뿍 들어 있었고, 감칠맛 나는 소스가 곁들여져 풍미를 더했다. 꽤 긴 줄이 있었지만, 기다릴 만한 가치가 충분했다.

 

8. 마지막 코스, 쓰고 고소한 간식

굴전 이후에는 고차와 선지찹쌀떡으로 하루의 미식 일정을 마무리했다. 고차는 한 모금만으로도 강한 쌉쌀함이 느껴졌지만, 마시고 나면 속이 개운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건강에 좋다는 이유로 찾는 사람들이 많은 듯했다.

찹쌀떡은 바삭한 겉과 쫀득한 속이 잘 어우러졌고, 안에 들어간 선지는 고소함이 느껴졌다.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었고, 야시장 분위기와도 잘 어울리는 간식이었다.

 

마치며

이 날 하루 동안 타이베이를 종일 돌아다니며 다양한 음식을 먹었다. 처음 계획했던 만큼 완벽하게는 아니었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예상치 못한 즐거움이 많았다. 계획대로 되지 않는 일정 속에서도 새로운 경험은 늘 있었고, 한 달의 시간 중 가장 역동적인 하루로 기억될 것 같다.

한달살기를 하며 하루쯤은 이렇게 도전적인 루트를 짜보는 것도 좋다. 다만 식사 간격과 이동 거리, 예상치 못한 변수들을 감안해 융통성 있게 조정하는 게 중요하다. 무리하지 않으면서도 풍성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게 여행의 묘미다.

타이베이는 골목마다 음식이 넘쳐나고, 지역마다 특색 있는 먹거리가 숨어 있는 도시다. 잘 알려진 곳뿐 아니라 계획하지 않은 우연한 방문에서도 충분히 즐거운 경험을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