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머리 열감이 심한 날, 정수리를 손으로 짚어보면 유독 뜨겁게 느껴질 때가 있다. 다른 부위는 괜찮은데 이상하게 머리만 화끈거리듯 열이 오르곤 한다. 나도 예전엔 그런 날이 종종 있었는데, 그게 ‘두피열’ 때문이라는 걸 알게 된 건 꽤 최근이다.
특히 요즘처럼 스트레스 받는 일도 많고, 야식이나 맵고 기름진 음식을 자주 먹다 보면, 내 몸 안에서 쌓인 열이 점점 위쪽으로 몰리는 느낌이 든다. 그게 반복되다 보니 두피에 열이 고이고, 자연스럽게 탈모 증상까지 이어진다. 예전엔 단순히 머리가 빠지는 줄만 알았지, 이런 ‘속열’이 원인일 거라곤 생각도 못했다.
솔직히 샴푸도 바꿔보고, 두피 클리닉도 받아봤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큰 차이를 못 느꼈다. 그러다 알게 된 게, 겉에서 관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사실이었다. 내 몸 안에서 열을 계속 만들어내고 있으니, 겉만 닦아내는 건 한계가 있었던 거다.
그때부터 관심을 가지게 된 게 한방에서 말하는 ‘청열(淸熱)’ 개념이었다. 한마디로, 몸 안의 불필요한 열을 낮춰주는 방식이다. 열을 다스리고, 혈액순환을 도와주는 약초를 활용해 만든 한방차를 마시면서부터 내 두피 상태가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내가 마신 차는 ‘청열발모차’라고 부른다. 이름 그대로 두피의 열을 내려주고, 모발 건강에 도움을 주는 약차다. 이 차는 총 8가지 약초로 만들어지는데, 각각의 효능이 꽤 뚜렷하다.
1. 약초 효능과 조합
예를 들어 자초는 염증 완화에 좋고, 하수오는 모근에 영양을 공급하고 모발 색깔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쐐기풀은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탈모를 유발하는 호르몬인 DHT 수치를 낮춰주는 데 효과적이라 요즘 탈모 샴푸나 두피 세럼에 자주 들어가는 성분이다.
그리고 측백엽은 두피의 열을 직접적으로 낮춰주는 데 좋고, 시호는 스트레스로 인해 얼굴에 열이 자주 오르는 사람에게 추천된다. 이런 본초들이 조합되어 있으니, 단순히 몸에 좋다는 걸 넘어 탈모에 특화된 차라는 느낌이 들었다.
2. 만드는 방법
직접 만들어보는 방법도 어렵지 않다.
- 시호, 측백엽, 하수오, 자초, 천궁, 쐐기풀, 어성초, 단삼을 각각 3~5g 준비
- 물 1리터에 모두 넣고 약불에서 30분간 은근히 끓임
- 체에 걸러서 따뜻하게 또는 식혀서 마시면 끝
처음엔 맛이 약간 한약처럼 느껴졌지만, 마시다 보니 그 향이 은근히 중독적이다. 특히 속이 답답하거나 스트레스가 쌓였을 때 한 잔 마시면 의외로 마음까지 가라앉는 기분이 들었다.
3. 몸 안의 열을 먼저 다스려야
탈모를 겪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비싼 샴푸를 써보거나 병원 치료를 고민할 거다. 하지만 나처럼 속열이 원인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시선이 조금 달라질 수 있다. 단순히 겉으로 보이는 증상만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내 몸 안의 변화에 귀 기울이는 게 진짜 시작일지도 모른다.
나는 지금도 이 청열발모차를 아침마다 한 잔씩 마시고 있다. 처음보다 머리가 덜 기름지고, 손에 묻어나는 빠진 머리카락도 확연히 줄었다. 물론 이게 모든 사람에게 100% 맞는 해결책은 아닐 수 있지만, 최소한 내 몸과 대화하며 무언가를 시도해보는 건 분명 의미 있는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마치며
차가운 커피 대신, 오늘은 따뜻한 약초차 한 잔으로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
'건강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궁 냉증과 수족냉증 완화에 좋은 온궁차, 재료부터 끓이는 법까지 (0) | 2025.04.17 |
---|---|
귤껍질과 양파껍질로 끓이는 해독차, 집에서 건강 챙기는 방법 (0) | 2025.04.17 |
혀가 아프고 갈라진다면? 입마름·스트레스부터 의심해야 하는 이유 (0) | 2025.04.16 |
녹차와 말차의 차이점은? 건강 효과까지 정리해드립니다 (0) | 2025.04.12 |
팔다리 저림과 쥐가 날 때? 혈액순환에 좋은 약차와 생활습관 총정리 (0) | 2025.04.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