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타이난이라는 도시에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 관광지로서의 화려함보다도, 일상 속 편안함과 여유가 이곳만의 매력으로 다가온다. 이번 체류에서는 가볍게 짐을 줄이고, 천천히 머물며 타이난의 거리와 사람, 그리고 음식을 깊이 있게 느껴보고자 했다.
특별한 일정이나 빡빡한 여행 루트 없이, 익숙한 듯 새로운 하루가 이 도시에서 이어졌다. 오늘 하루를 중심으로 타이난에서 먹고 마시고 일했던 기록을 공유한다.
1. 아침 식사는 골목 끝 로컬 뷔페에서
숙소를 나서자마자 몇 걸음 떨어지지 않은 골목에 작은 자율식 식당이 있다. 이른 아침부터 현지인들이 줄을 서 있는 모습을 보고 따라 들어갔다. 뚝딱 만들어낸 반찬들이 진열대에 가득하고, 원하는 만큼 접시에 담아 계산하는 방식이다.
🍱 현지인의 식사법을 그대로 따라
진열된 반찬들 중 마음에 드는 것들을 고르고, 그릇을 들고 계산대로 간다. 직원이 음식의 양과 종류를 살펴 가격을 말해주는 시스템이다. 가격은 예상보다 훨씬 저렴했고, 무엇보다 그날그날 가격이 달라지는 점이 흥미로웠다.
🎁 뜻밖의 인심
식사를 마치고 있을 즈음, 직원이 국물도 덜어가라고 권했고, 곧이어 생선 한 토막을 서비스로 가져다주었다. 구운 생선의 바삭한 식감과 고소한 풍미는 입안 가득 퍼졌다. 현지의 정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2. 점심 후엔 차 한 잔, 다밍 티숍
배를 채우고 나면 자연스럽게 차 한 잔이 생각난다. 근처의 조용한 찻집에 들러 무설탕, 무얼음 우롱차를 주문했다. 주문을 마치자, 직원이 작은 봉투를 하나 건넸는데, 대만식 명절의 분위기가 담긴 작은 선물이었다.
🍵 조용히 차를 마시는 시간
시원한 차 한 잔을 들고 천천히 걸어 숙소로 돌아왔다. 군더더기 없는 차의 맛과 담백한 향이 속을 편안하게 해준다. 이 도시에서의 리듬은 늘 이렇게 느긋하고 부드럽다.
3. 기내용 캐리어 하나로 여행하기
이번 타이난 여행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짐의 양이었다. 이전엔 큰 캐리어까지 챙겨 다녔지만, 이번엔 기내용 캐리어 2개와 백팩 2개만으로 출발했다. 짐을 줄인 덕분에 이동이 훨씬 자유로워졌고, 대중교통 이용도 훨씬 수월했다.
🧳 캐리어 선택의 기준
가방은 확장형 캐리어로, 필요할 땐 최대 52리터까지 수납 가능했다. 단, 기내용 무게 제한을 초과하면 위탁수하물로 전환해야 한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적정 수준의 무게 조절과 효율적인 수납이 핵심이었다.
📦 옷은 압축, 공간은 절약
짐을 줄이기 위한 핵심 도구 중 하나는 압축팩이었다. 진공 없이도 눌러서 공기를 빼는 방식인데, 예상보다 훨씬 효율적이었다. 겹겹이 정리된 옷들을 빈틈 없이 채우다 보면 작은 가방 하나에 거의 모든 옷이 들어간다.
👕 옷의 선택 기준은 계절
사계절 옷을 모두 챙기기보다는, 계절에 맞춰 필요한 것만 준비했다. 두꺼운 옷은 가능한 한 입고 이동하고, 추운 지역은 일정에서 제외하는 방식으로 무게를 최소화했다.
🧻 초경량 수건 하나면 충분
기존의 큰 수건은 과감히 배제하고, 흡수력 좋은 경량 수건 하나만 챙겼다. 가볍고 부피가 작아 어디서든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처음엔 의심스러웠지만, 사용해 보니 충분했다.
🔌 전자기기는 간단하게
멀티 충전기 하나로 노트북, 휴대폰 등을 모두 충전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불필요한 전선이나 충전기는 과감하게 정리해 짐의 부피를 줄였다.
4. 필요 없는 물건은 출발 전 정리
이번 여행 전엔 집에 있던 물건들도 대대적으로 정리했다. 게임기, 카메라, 키보드 등 자주 쓰지 않는 전자기기는 모두 중고로 판매했다. 속옷과 양말까지도 얇고 건조가 빠른 제품으로 교체해 실용성을 높였다.
📍 이동 3번으로 검증된 구성
이렇게 구성한 짐으로 세 번 도시를 옮겨 다녀봤다. 이동이 훨씬 간편했고, 꼭 필요한 것만 챙겼다는 만족감이 들었다. 여행이 아니라 이 짐이 곧 나의 생활 공간이라는 느낌이었다.
🎒 백팩의 숨은 힘
저가항공에서는 백팩의 무게는 대부분 체크하지 않는다. 이 점을 활용해 가벼운 캐리어엔 옷을, 무거운 전자기기나 액세서리는 백팩에 담았다. 이렇게 무게를 분산하면 추가 요금 걱정도 줄일 수 있다.
5. 도서관에서 일하는 하루
영상을 편집하거나 글을 쓸 때는 보통 숙소 1층의 카페를 이용하지만, 이날은 조금 다르게 도서관으로 향했다. 중서구 도서관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곳으로, 입장 시 별도의 체크 없이 자유롭게 출입이 가능했다.
📅 월요일은 피해야 할 날
대만의 공공시설은 대부분 월요일에 문을 닫는다. 도서관을 비롯해 박물관, 미술관, 심지어 동네 식당도 운영하지 않는 곳이 많다. 이 점을 고려해 일정을 짜는 것이 중요하다.
📖 도서관 옆, 조용한 전시 공간
도서관 옆에는 문학박물관과 소방박물관이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둘 다 입장료 없이 관람 가능하며, 덥거나 추운 날에 잠시 쉬어가기에도 좋은 장소다.
6. 해산물 한가득, 관진에서의 점심
점심은 타이난에서 해산물로 손꼽히는 관진에서 먹었다. 평소엔 줄이 길게 늘어선 모습을 자주 봤는데, 운 좋게 대기 없이 입장할 수 있었다.
🍲 국물, 면, 죽 중 선택
메뉴는 해산물이 기본으로 들어가며, 국물, 면, 죽 중에서 고를 수 있다. 이날은 식단에 맞춰 국물만 담긴 탕을 주문했다. 한 그릇에 굴, 새우, 오징어 등 다양한 재료가 푸짐하게 들어 있어 감탄이 절로 나왔다.
🐟 바삭한 생선튀김 도전
다른 손님들이 많이 먹고 있던 생선튀김도 함께 주문해봤다. 겉은 튀김옷이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면서도 짭조름한 맛이 인상적이었다. 고추다대기를 곁들이면 감칠맛이 더해져 금세 접시를 비우게 된다.
💸 가성비와 포만감 모두 만족
현금 결제도 가능하고, 라인페이 등 간편결제도 잘 된다. 양이 넉넉해서 한 끼로는 물론이고, 다음 식사까지 든든할 정도였다. 한 번 맛보면 다음에도 또 오게 되는 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7. 하루를 닫는 공간, 32레코드
저녁 무렵엔 타이난의 음악을 테마로 한 공간, 32레코드를 찾았다. 빈티지한 감성과 LP판이 가득한 이곳은 단순한 음악 가게를 넘어 문화 공간처럼 느껴졌다.
🎶 음악으로 채워지는 감성
공간 전체가 아날로그 분위기로 채워져 있고, 들리는 음악 하나하나가 기억을 자극한다. 드라마의 한 장면처럼 연출할 수 있는 포인트가 많아 영상이나 사진 촬영 장소로도 좋다.
📸 영상 촬영의 숨은 명소
타이난을 배경으로 한 유명 드라마의 촬영지이기도 해서, 현지 팬들 사이에서도 인기다. 음악과 공간, 그리고 조명이 어우러져 특별한 기록을 남기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마치며
타이난에서의 하루는 시간의 흐름에 몸을 맡기며 차분하게 흘러간다. 많은 것을 보거나 경험하기보다는, 익숙한 거리와 맛을 다시 느끼는 것이 이 도시를 여행하는 방식이었다. 이번 여정은 가벼운 짐, 편한 신발, 그리고 열려 있는 마음만으로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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