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슐랭 셰프가 만든 강남 삼성분식, 떡볶이부터 라면까지 솔직 후기

시작하며

즉석떡볶이의 인기는 여전하다. 오히려 세분화되고 고급화되면서 이제는 유명 셰프들도 이 분야에 뛰어들고 있다. 서울 삼성동에 있는 ‘삼성분식’은 그런 흐름 속에서 눈길을 끄는 곳이다. 특히 이 가게는 미슐랭에서 별을 받은 이력이 있는 김도윤 셰프가 직접 운영하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단순히 셰프의 이름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메뉴 구성부터 조리 방식까지 셰프의 철학이 반영되어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경험이 되었다.

 

 

1. 위치와 전반적인 분위기

이 매장은 코엑스 인근에 있다. 겉보기엔 일반적인 분식집처럼 보이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의외의 공간이 펼쳐진다. 내부는 넓고 깔끔하며, 곳곳에 라면 패키지를 활용한 장식이 인상적이다. 혼자 가도 부담이 없고, 여럿이 방문해도 넉넉하게 식사할 수 있는 분위기다. 셀프바에는 김치, 단무지뿐 아니라 간단한 샐러드까지 준비돼 있어 세심한 배려가 느껴졌다.

 

2. 메뉴 구성과 가격대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메뉴판의 방대한 구성이다. 즉석떡볶이만 해도 기본 스타일 외에 한우차돌, 궁중 스타일, 치즈버터, 짜장, 투움바 등 선택의 폭이 넓었다. 사이드도 빠짐없이 갖춰져 있었다. 순대, 튀김, 야끼만두, 감자튀김 등 전형적인 분식 사이드는 물론, 정성이 들어간 수제 메뉴도 준비돼 있었다.

주문은 한우차돌 즉석떡볶이와 수제순대, 오징어튀김, 라면 하나. 이렇게 해서 2만6,000원이 나왔는데, 위치나 구성에 비하면 꽤 합리적인 가격대였다. 프랜차이즈 떡볶이 브랜드들이 5만원을 훌쩍 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더 저렴하게 느껴졌다.

 

3. 떡볶이의 맛과 구성

즉석떡볶이는 국물이 중심이 되는 스타일이었다. 단맛이 강하거나 자극적인 양념보다, 깔끔하고 시원한 국물맛이 인상 깊었다. 육수에 신경을 많이 쓴 듯했고, 살짝 칼칼한 맛도 살아 있었다. 단순히 매운맛이 아니라 풍미 있는 국물에 가깝다고 느껴졌다.

떡은 얇은 사선 밀떡이 사용됐고, 부드럽고 말랑한 식감이 국물과 잘 어울렸다. 어묵은 두툼한 야채 어묵이었는데, 식감이 탱글하고 잡내 없이 깔끔해서 만족스러웠다. 특히 눈에 띈 건 큼직하게 썬 대파와 양배추였다. 국물에 자연스럽게 단맛과 식감을 더해주는 구성이라 마음에 들었다.

 

4. 사이드 메뉴 솔직 후기

수제순대는 깔끔한 맛이 돋보였다. 냉동한 흔적 없이 신선했고, 내장도 잡내 없이 잘 조리되어 있었다. 특히 감투 부위의 쫄깃한 식감이 좋았다.

야끼만두는 정겨운 비주얼이었다. 정시장이나 오래된 분식집에서 봤을 법한 형태였고, 겉은 바삭하고 속은 꽉 차 있었다. 떡볶이에 넣기보다 따로 먹는 게 더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오징어튀김도 기대 이상이었다. 지나치게 눅눅하지 않고 바삭하게 잘 튀겨져 있었고, 오징어의 질감도 충분히 살아 있었다. 떡볶이 국물에 살짝 찍어 먹으면 간이 딱 맞았다.

 

5. 한강라면 시스템 직접 체험

삼성분식의 가장 독특한 점은 ‘한강라면’이라는 방식이었다. 일반 봉지라면을 메뉴판에서 고르고, 이를 직접 사리처럼 끓여 먹는 구조다. 가격은 편의점과 동일한 수준이라 부담 없고, 원하는 토핑을 최대 5가지까지 무료로 넣을 수 있는 점도 흥미로웠다.

짜파게티를 골라서 조리했는데, 스프는 반만 넣고 육수를 활용해 간을 맞췄다. 면발에 떡볶이 국물이 배어들어 생각보다 더 맛있었고, 따로 밥을 볶지 않아도 든든한 마무리가 되었다.

신라면의 경우에는 마늘, 대파, 숙주 정도만 넣었는데도 훌륭했다. 익는 시간을 포함해서 1분 정도 ‘레스팅’되는 구조도 맛에 영향을 주는 듯했다. 그냥 끓여 먹는 라면보다 풍미가 더 살아 있는 느낌이 강했다.

 

6. 마치며

삼성분식은 일반적인 분식집에서 기대하는 수준을 한 단계 넘어선다. 단순히 셰프의 이름을 내세운 것이 아니라, 실제 메뉴 구성과 맛, 그리고 운영 방식에서 고급 분식의 기준을 보여준다. 특히 국물이 중심이 되는 즉석떡볶이와 한강라면 시스템은 이곳만의 차별점이라 할 수 있다. 다양한 재료를 직접 선택해 조리해보는 재미도 있었고, 가격 면에서도 강남이라는 위치를 감안하면 꽤 만족스러웠다. 떡볶이나 라면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한 번쯤 방문해 볼 만한 곳이다. 특히 깔끔한 국물 떡볶이를 선호한다면 더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