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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브이로그

베트남에서 살며 겪은 현실: 저렴한 물가와 숨겨진 어려움

by 김도현 여행길 2025. 4. 9.

시작하며

‘월 100만원으로 황제처럼 살기’, 이 말은 베트남 관련 커뮤니티나 블로그를 보면 흔히 보이는 문구다. 물가가 싸고, 날씨는 따뜻하고, 마사지나 배달도 싸고 편하다는 이미지가 강하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이런 환상을 품고 베트남 이주나 장기 체류를 꿈꾸기도 한다. 하지만 베트남에서 11년을 살아온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이 나라는 절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이번 글에서는 베트남의 환상 뒤에 있는 현실을 구체적으로 짚어본다.

 

1. 벌레는 일상이 된다

첫날부터 출몰하는 바퀴벌레

베트남에서 신축 아파트에 이사한 첫날, 왕바퀴벌레가 출몰했다. 깔끔하게 청소해도 개미가 들끓고, 베란다엔 화상벌레가 나타난다. 이 벌레는 피부를 태운 듯한 통증을 남기기도 해, 현지 사람들도 무서워한다.

  • 이사 첫날부터 바퀴벌레 출몰
  • 개미, 화상벌레 등 다양한 해충과의 싸움
  • 청결 관리만으로 해결되지 않음
  • 결국 방역업체 부름, 2회 이상 방문
  • 방 안에 에프킬라 항상 비치

쥐도 가끔 길거리에서 출몰하고, 이러한 경험 때문에 아예 짐을 싸서 떠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2. 가사도우미, 저렴하지만 주의 필요

주 3회, 월 6만원 수준의 가사서비스

베트남에서는 가사도우미를 저렴하게 고용할 수 있다. 필자는 월 6만원 정도의 비용으로 주 3회 집 청소를 맡기고 있다고 말한다. 이모님과 3년 넘게 호흡을 맞춰왔다고 한다.

도우미 신뢰 문제는 실존

  • 평소엔 믿었던 도우미가 귀금속을 들고 도주하는 사례 있음
  • 명품, 현금, 귀중품을 들고 잠적한 사례 종종 목격됨
  • 이 때문에 금고를 설치한 가정도 많음

호텔처럼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하고 왔다가, 신뢰 관계에 문제가 생기면서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3. 배달은 천국, 지출은 지옥

무엇이든 배달되는 나라

  • 음식, 세탁물, 장보기까지 모두 배달 가능
  • 앱이나 메신저로 몇 번 클릭하면 해결
  • 배달비는 1,000~2,000원 또는 무료인 경우 많음
  • 롯데마트 기념품도 배달 가능

편리함의 대가, 과소비

편리함 때문에 식비가 늘어나는 일이 다반사다. 2인 가구가 외식과 배달로 한 달에 100만원 가까이 쓴 사례도 있다. 싸고 편하다고 무작정 배달에 의존하면, 어느새 지갑이 가벼워질 수밖에 없다.

  • 하루 2~3끼를 모두 배달로 해결하는 경우 많음
  • 계획 없이 소비하다 보면 지출이 눈덩이처럼 증가
  • 생활비가 예상보다 훨씬 많이 나갈 수 있음

 

4. 택시는 싸지만 편하진 않다

그랩은 흔하지만 불편도 함께

베트남에서는 한국보다 저렴하게 택시(그랩)를 탈 수 있다. 원하는 곳 어디든 호출해 이동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교통 스트레스는 적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 차량 내부가 청소되지 않은 경우 많음
  • 심할 경우 차 안에서 바퀴벌레 출몰
  • 운전 태도나 차량 관리 상태가 한국보다 떨어짐
  • 교통 혼잡 심각하지만 대중교통 대안은 부족

택시가 일상인 것 같지만, 실은 다른 선택지가 없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타는 경우가 많다.

차량 렌트나 구매는 부담

  • 차 렌트는 장기 계약 위주로 비용이 큼
  • 구매 시 한국보다 차량 가격이 비쌈
  • 초기비용과 유지비가 상당함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이나 현지 사정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모를까, 일반 거주자에게는 자차 운용이 쉬운 선택은 아니다.

 

5. 날씨가 좋은 건 일부 계절뿐이다

기온은 높고, 우기는 거칠다

  • 호찌민 기준 12월~2월은 쾌적한 날씨
  • 그 외 시기에는 고온다습한 날씨 지속
  • 우기에는 도로 침수 현상 잦음
  • 배수 안 된 도로에 오토바이 반쯤 잠기기도 함

기후는 생활비에도 영향

날씨가 덥고 습한 탓에 에어컨 없이는 살기 어렵다. 24시간 풀가동이 필요한 경우도 있고, 그에 따라 전기세 부담도 생긴다.

  • 에어컨 전기세로 매달 약 10만원 발생
  • 전기요금 외에도 제습기, 선풍기 필수

한겨울에도 반팔을 입는 환경이지만, 생활이 편하다고만 보긴 어렵다.

 

6. 장점은 분명 있지만, 환상은 금물

기회가 있는 나라인 건 분명

  • 물가가 저렴하고 과일이나 식자재도 풍부함
  • 생활 인프라가 편리하게 구성되어 있음
  • 한국보다 사업 기회가 열려 있음

하지만 현실을 모르고 오면 충격

  • 환경, 기후, 치안, 청결 등 한국과 차이 큼
  • 벌레 문제, 가사도우미 문제, 생활비 문제 모두 고려 필요
  • 기회는 있으나 준비 없이 오면 좌절할 수 있음

11년째 베트남에 살고 있는 저자도 결국 현실을 인정하고 살아가는 중이다. 베트남을 선택하는 사람은 여전히 많지만, 올바른 이해와 준비 없이 오면 실망도 클 수 있다.

 

마치며

베트남은 저렴한 물가, 따뜻한 날씨, 편리한 서비스 등으로 이주를 꿈꾸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그 안에는 우리가 예상하지 못한 불편함과 문제가 함께한다. 벌레, 날씨, 소비습관, 교통, 도우미 문제 등은 생활에서 바로 마주치는 현실이다. 이 글이 현실적인 기대치를 갖고 베트남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