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SA10Ki-Ccm4?si=bk1xsFWVUL_62Dhe
안녕하세요 김도현여행길 YouTube 의김도현입니다
오늘은 모처럼 KTX를 타고 부산으로 여행을 떠났습니다 여행지는 부산 범어사 입니다 처음 부산 전철을 타 보는 마음은 서울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버스를 타고 범어사를 가면서 밖을 찰영 해 보았습니다 부산 금정산 자락에 아늑하게 안긴 범어사. 해인사와 통도사와 함께 영남의 셋 중 하나로 불리며, 신라 문무왕 때부터 수많은 발걸음을 머금은 채 조용히 숨 쉬어온 곳입니다. 사계절이 옷을 갈아입는 동안, 이곳은 언제나 새롭고도 낯선 듯한 풍경을 품고 있습니다.
입구를 지나면, 먼저 눈에 띄는 당간지주와 하마석이 수묵화의 한 장면처럼 다가옵니다. 당간지주는 마치 오래된 시간의 파수꾼처럼 자리를 지키고 있고, 하마석은 승려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품고 있는 듯, 사연을 아는 자만이 느낄 수 있는 묵묵한 기운을 뿜어냅니다.
조선 후기 관리들의 공물 요구에 괴로웠던 승려들의 고단한 마음이 돌에 새겨졌다고도 하지요. 범어사에만 있는 이 드문 하마석은, 묘하게도 절의 다른 석상들과는 또 다른 서글픈 감정을 불러일으킵니다.
조계문을 지나면 시간이 걸음걸음 굽혀지는 듯, 몸을 낮춰야만 지나갈 수 있는 문이 열립니다. 돌기둥과 목조기둥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이 문은 조선 중기의 건축적 숨결을 품고 있어, 마치 오래된 목조 건축의 책장을 넘기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보물 제434호로 지정된 대웅전은 단아하면서도 절제된 미가 흐릅니다. 둥글게 다듬어진 처마의 목재는 세월의 결을 따라 흐르며, 신라와 조선의 숨결이 뒤섞인 기단의 계단은 발끝마다 옛 기억을 불러일으킵니다. 대웅전을 돌며 숨은 문양들을 찾아내는 것은, 이곳에서만 즐길 수 있는 작고도 고요한 놀이 같습니다.
대웅전 내부로 들어서면, 그 웅장함에 감탄이 절로 나오곤 합니다. 보물 제1526호인 목조 석가삼존상은 부드러운 미소로 사람들을 맞이하며, 위를 올려다보면 천장은 불토의 환희로 가득합니다. 마치 극락이 내려앉은 듯, 이곳은 잠시라도 일상에서 벗어나게 해 주는 신비한 공간입니다.
사찰 곳곳에 흩어진 돌 유물들은 저마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대웅전 앞의 석등은 통일신라 후기 양식을 따라 단정하게 서 있으며, 연꽃이 새겨진 받침돌은 신라의 섬세하고 간소한 미감을 은은히 전합니다.
삼층석탑은 통일신라의 미감과 함께 세월의 결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습니다. 얇은 지붕돌이 층층이 쌓여 하늘과 맞닿을 듯한 균형감을 자아내고, 탑의 고요한 그림자는 시간의 흐름을 머금은 채 어느새 저녁으로 물듭니다.
계곡을 따라 나 있는 길, 등나무가 무성하게 어우러진 곳에서 잠시 쉬어가도 좋습니다. 물소리에 몸을 맡기면 마음마저 비워지는 듯한 기분이 듭니다. 마치 돌바다가 펼쳐진 곳에 서면, 흩어진 돌 사이사이에서 물이 쏟아져 내려오는 듯한 소리에 자신도 모르게 숨이 고요해집니다. 범어사, 그곳은 어느 순간 쉼표가 필요할 때, 부처님의 미소처럼 따스하게 다가와 마음을 토닥여 주는, 그런 특별한 장소입니다.
여름의 끝자락, 뒤늦게 찾아간 범어사 계곡은 예상치 못한 선물처럼 다가왔습니다. 푸른 물소리가 어깨를 두드리고, 계절의 끝자락에서 나지막이 부르는 노래가 들리는 곳. 여름이 지나 아쉬운 마음이 밀려올 때, 문득 떠오른 이곳은 가을에도 손짓하듯 불러줍니다. 계곡의 물줄기는 여전히 맑고, 그 옆으로 수줍게 피어나는 단풍이 어우러진 풍경은 가슴 깊이 울림을 주는 자연의 그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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