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대만 여행의 둘째 날, 기온이 뚝 떨어지고 하늘에는 잔잔한 비가 내렸다. 하지만 이 습한 공기는 지우펀의 분위기와 잘 어우러졌다.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길을 따라 붉은 등이 걸려 있고, 돌바닥에는 빗물이 고여 반짝였다. 이곳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마치 과거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들었다.
지우펀은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닮은 풍경 덕분에 더욱 유명해진 장소다. 특히 비 오는 날이면 더욱 몽환적인 분위기가 연출되며, 많은 여행객들이 이곳을 찾는다.
이번 여행에서는 타이베이에서 지우펀으로 이동하는 과정부터, 골목골목을 누비며 맛본 다양한 먹거리, 그리고 늦은 밤까지 이어진 여정을 차근차근 기록해 본다.
1. 타이베이에서 지우펀까지: 기차로 떠나는 감성 여행
🚆 타이베이 → 루이팡역 → 지우펀
타이베이에서 지우펀으로 가려면 먼저 기차를 타고 루이팡역(瑞芳站)까지 이동해야 한다. 타이완 철도(TRA)를 이용하면 약 1시간 만에 도착할 수 있어, 여행 일정에 부담이 적다.
기차를 타고 가는 동안 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을 감상했다. 오래된 건물들이 늘어선 거리, 그리고 비에 젖어 더욱 운치 있는 산맥이 눈길을 끌었다. 한산한 객실 안에서 흐르는 대만 특유의 정취가 더욱 깊이 느껴졌다.
루이팡역에 도착하니 마치 오래된 영화 속에 들어온 듯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분홍빛과 연두색이 섞인 역사(驛舍), 곳곳에 남아 있는 옛 간판들, 그리고 낡은 철도 시설까지—이 모든 것이 독특한 감성을 만들어냈다.
루이팡역에서 지우펀으로 이동하는 방법은 버스나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다. 버스를 타면 약 15~20분이면 도착하지만, 이날은 비가 내려 사람들이 몰려 대기 시간이 길었다.
2. 지우펀의 첫인상: 비 내리는 골목에서 느낀 감성
지우펀에 도착하는 순간, 예상했던 것보다 더 특별한 분위기가 펼쳐졌다.
- 붉은 등이 켜진 좁은 골목길
- 비에 젖어 반짝이는 돌바닥과 계단
- 각종 대만 전통음식이 만들어지는 소리와 향기
이곳은 산속 마을이라 언덕이 많고 계단도 이어진다. 특히 비가 오면 돌바닥이 미끄러울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그런 날씨 덕분에 더욱 운치 있는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비가 내리는 골목을 걸으며 오래된 가게들을 하나씩 둘러보았다. 그 사이로 피어오르는 김과 음식 냄새가 여행의 묘미를 더해 주었다.
3. 지우펀에서 만난 먹거리
🍮 부드러운 두화(豆花)
비 오는 날에는 따뜻한 간식이 더욱 맛있게 느껴진다. 지우펀에서 가장 먼저 맛본 것은 대만식 연두부 디저트, 두화(豆花)였다.
- 부드러운 두부에 달콤한 시럽이 더해진 디저트
- 팥, 타로볼, 땅콩 등을 추가해 더욱 다양한 맛을 경험 가능
- 비 오는 날 따뜻하게 한 그릇 먹으면 속이 편안해지는 느낌
한입 먹자마자 두부가 부드럽게 녹아내렸고, 단맛과 고소한 맛이 입안을 가득 채웠다. 거기에 쫄깃한 타로볼까지 곁들여져 더욱 맛있었다.
🥢 현장에서 구운 취두부
대만을 여행하면 취두부(臭豆腐)를 빼놓을 수 없다. 지우펀에서는 튀긴 취두부가 아닌, 구운 취두부를 맛볼 수 있다.
- 기름에 튀기지 않고 숯불에 구워 더욱 고소한 맛
- 특유의 강한 향이 적어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음
- 매콤한 소스와 함께 먹으면 감칠맛이 더해짐
겉은 바삭하면서도 속은 촉촉했고, 곁들여진 매운 소스가 조화를 이루며 깊은 풍미를 더했다.
4. 밤이 되면 더욱 빛나는 지우펀
해가 지고 나니 지우펀의 모습은 더욱 특별해졌다.
- 붉은 등이 하나둘 켜지며 골목이 따뜻한 분위기로 변함
- 비 내리는 돌길과 은은한 불빛이 조화를 이루며 몽환적인 느낌 연출
- 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바다와 도시의 야경이 감탄을 자아냄
특히 '아메이차루(阿妹茶楼)' 근처는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붉은 등이 빗물에 반사되며 더욱 신비로운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마치며
지우펀은 하루 동안 머물기에 완벽한 곳이었다. 비 내리는 날 방문하면 더욱 깊이 있는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좁은 골목을 따라 걸으며 대만의 정취를 온전히 경험할 수 있었다.
타이베이 근교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지우펀을 일정에 꼭 넣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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