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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브이로그

태국 방콕 여행 리뷰: 왕궁·왓아룬·카오산로드까지 실속 코스 정리

by 김도현 여행길 2025. 3. 28.

시작하며

최근 3박 4일 일정으로 태국 방콕을 다녀왔다. 왕복 비행시간을 제외하면 실제로 머문 시간은 3일 정도였지만, 그 안에 방콕의 주요 명소는 대부분 둘러볼 수 있었다. 짧고 알찼던 여행이었다.

방콕은 예상보다 훨씬 다채로운 매력을 지닌 도시였다. 화려한 사원과 왕궁, 잘 정비된 지하철 시스템, 생생한 야시장, 저렴한 쇼핑몰과 로컬 음식까지. 특히 날씨는 덥긴 했지만 습하지 않아서 오히려 여행하기에 더 쾌적하게 느껴졌다.

이번 포스트에서는 첫 방문자 입장에서 느꼈던 방콕의 분위기와 동선별 여행 코스를 일자별로 자세히 정리해보려고 한다.

 

1. 첫날: 야시장으로 시작한 밤의 방콕

저녁 늦게 방콕 수완나품 공항에 도착한 뒤 숙소에 짐을 풀고, 가장 가까운 곳부터 가볍게 둘러보기로 했다. 선택한 장소는 '조드페어 야시장'. 스쿰빗역에서 가까운 편이라 지하철로 두 정거장만 가면 도착할 수 있다.

야시장은 생각보다 규모가 컸고, 무엇보다 음식 종류가 정말 다양했다. 고기꼬치, 해산물, 튀김, 국수류까지, 입맛대로 골라 먹을 수 있었다. 분위기도 활기찼다.

시장 안에서 '랑삽'이라는 현지 요리를 먹어봤다. 국물 색은 맑지만 한입 먹는 순간 시큼한 맛이 확 퍼졌다. 처음엔 당황했지만 먹을수록 중독성 있는 맛이었다. 국물보다 고기 부분이 더 먹을 만했고, 가격은 약 7,000원 정도였다.

돌아오는 길엔 100바트짜리 코끼리 무늬 바지를 하나 샀다. 딱히 필요하지 않았지만 여행지에서만 느낄 수 있는 그 즉흥적인 소비, 의외로 기분이 좋았다.

 

2. 둘째 날: 왕궁과 사원 투어로 본격 관광

아침에는 호텔 근처에서 코코넛 스무디 한 잔을 사 마셨다. 진짜 생코코넛을 갈아 만든 음료였고, 가격은 2,000원 정도였다. 생각보다 훨씬 고소하고 달콤해서 하루를 기분 좋게 시작할 수 있었다.

이날의 메인 일정은 태국의 대표 명소, 왕궁과 사원들이었다. MRT 사남차이역에서 내려 도보로 15분 정도 걷다 보면 방콕 왕궁 입구가 나온다. 입장료는 500바트로, 약 2만원 수준이다.

내부는 정말 화려했다. 금빛으로 빛나는 건물들, 조각상, 정원까지 하나하나 세세하게 꾸며져 있어 동남아 다른 국가들과는 또 다른 분위기였다. 특히 '에메랄드 사원'은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했고, 내부 사진 촬영은 금지되어 있어 조용한 분위기에서 감상할 수 있었다.

왕궁을 둘러본 뒤에는 걸어서 10분 거리의 '왓 포'로 이동했다. 이곳은 거대한 와불상으로 유명한 사원이다. 길이 46m, 높이 15m로, 정말 어마어마한 크기의 황금 불상이 누워 있는 모습을 직접 보면 그 웅장함에 압도된다.

사원 내부에는 동전을 던질 수 있는 청동 그릇들이 늘어서 있는데, 총 108개로 인간의 번뇌를 상징한다고 한다. 동전을 하나씩 넣으며 소원을 비는 관광객들이 많았다.

 

3. 왓 아룬과 아이콘 시암에서의 저녁 풍경

왓 포를 나온 후엔 근처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왓 아룬으로 이동했다. 강 건너편에 있는 이 사원은 해 질 무렵 방문하면 멋진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탑승 요금은 5바트, 약 200원 정도로 매우 저렴하다.

왓 아룬 입장 시에는 생수 한 병을 받을 수 있었고, 팔에 도장을 찍어주는 것도 흥미로웠다. 계단은 꽤 가파르기 때문에 천천히 조심해서 올라야 했다. 올라가 보면 한 바퀴 빙 둘러볼 수 있는 구조인데, 방콕 시내와 강이 어우러진 전경이 꽤 인상적이었다.

사원을 둘러본 뒤에는 근처의 '이글네스트 바'로 향했다. 이곳은 왓 아룬을 배경으로 한 칵테일 바인데, 노을 질 무렵에 앉아서 야경을 바라보기 딱 좋은 장소다.

칵테일 한 잔과 감자튀김을 주문해 조용히 하루를 마무리했다. 술맛은 다소 강한 편이라 호불호가 있을 수 있지만, 분위기만큼은 만족스러웠다.

 

4. 셋째 날: 쇼핑과 방콕의 활기찬 밤거리

3일차 오전은 호텔의 사우나와 수영장에서 보냈다. 물이 꽤 차가웠지만 햇살이 좋아서 야외 수영하기에는 좋은 날씨였다. 호텔 안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 후, 점심 무렵부터 다시 바깥으로 나섰다.

첫 목적지는 빠뚜남 시장이었다. 이곳은 동대문 같은 도매시장 느낌이 강했고, 다양한 의류, 가방, 액세서리, 기념품 등을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었다.

이어 들른 빅씨마트는 현지 마트로, 간식거리와 선물용 식품을 사기에 좋았다. 김스낵, 말린 망고, 젤리, 수박맛 HOLS 사탕까지 종류가 다양했고, 시식 코너도 많아 고르기가 수월했다.

저녁엔 카오산 로드를 방문했다. 이곳은 방콕의 밤 분위기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대표 거리로, 클럽과 펍, 노점상, 음식점이 끝도 없이 이어진다.

길거리 음식도 다양했고, 분위기에 취해 걷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어느 식당에서는 고기국수와 망고 스무디를 함께 먹었는데, 국물에서 한약 느낌이 나는 게 특이했다. 면발은 탱글탱글했고, 스무디는 시원하고 상큼했다.

카오산 로드에서는 외국인들과의 짧은 대화도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낮보다 밤이 더 활기찬 방콕의 분위기를 제대로 체험한 하루였다.

 

5. 마지막 날: 여유롭게 마무리한 여행

마지막 날은 방콕 시내의 터미널21 푸드코트에서 아침 식사를 해결했다. 이곳은 가격도 저렴하고 음식 종류도 다양해서 가성비를 따지는 여행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장소다.

카드를 충전해 사용하는 방식이라 처음엔 약간 낯설었지만, 익숙해지면 무척 편리하다. 이날 먹은 메뉴는 포(쌀국수)와 스무디 두 잔이었고, 총 가격은 3,500원 정도였다.

식사 후에는 MBK 센터를 방문했다. 다양한 짝퉁 브랜드 상품들과 기념품, 옷, 잡화 등을 구경할 수 있는 곳이었다. 실제 쇼핑보다는 구경하는 재미가 더 큰 곳이었고, 내부는 꽤 넓어 2시간 정도는 훌쩍 지나갔다.

공항으로 이동하면서는 여행 내내 찍었던 사진과 영상을 정리했다. 체크인 후엔 라운지에서 커피 한 잔과 간단한 디저트를 먹으며 이번 여행을 정리할 수 있었다.

 

마치며

처음 떠난 방콕 여행은 짧지만 강렬한 인상이 남았다.

왕궁과 사원, 강가의 야경, 현지인들의 일상과 활기찬 밤거리, 무엇보다도 매번 기대 이상이었던 음식들까지. 가성비 좋은 호텔에서의 여유로운 아침도, 야시장 골목에서의 즉흥적인 쇼핑도 모두 여행의 소중한 기억으로 남는다.

이번 여행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방콕이라는 도시에 대한 나만의 소감은 단 하나다.

'언젠가 꼭 다시 오고 싶은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