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건강정보

트레일러닝화 실사용 후기: 도로 러닝부터 등산까지 가능한가?

by 김도현 여행길 2025. 4. 1.

시작하며

트레일러닝화는 본래 산악 지형에서 빠르게 달리기 위해 만들어진 신발이다. 접지력 좋고 견고한 구조 덕분에 비탈길이나 자갈길 같은 험한 코스에서도 안정감을 준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 신발을 단순히 트레일 러닝용으로만 쓰지 않고, 도로 러닝이나 가벼운 등산, 심지어 일상용으로까지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과연 한 켤레로 그 모든 기능을 기대할 수 있을까? 이번 글에서는 실제 실험을 통해 확인한 트레일러닝화의 성능을 바탕으로, 도로에서의 러닝 가능성과 등산화 대체 여부를 꼼꼼하게 살펴보려 한다.

 

1. 트레일러닝화, 도로에서도 잘 달릴 수 있을까?

먼저 실험은 트랙처럼 평탄한 도로 위에서 진행되었다. 다양한 브랜드의 트레일러닝화를 신고 각각 저속, 중속, 고속의 속도로 달려보는 방식이었다. 페이스는 각각 6분대, 5분대, 4분대로 설정했다.

저속과 중속에서는 큰 무리 없이 달릴 수 있었다. 쿠셔닝 덕분에 발목과 무릎에 충격이 덜 전달됐고, 무게감도 생각보다 부담스럽지 않았다. 그러나 고속으로 넘어가면서는 약간의 차이가 느껴졌다. 발바닥에서 추진력이 기대만큼 전달되지 않았고, 에너지 효율 면에서도 다소 아쉬움이 있었다. 힘을 줘서 바닥을 차도 그 반작용이 바로 오지 않고, 땅이 내 힘을 흡수해버리는 듯한 느낌이랄까.

마지막에는 일반 러닝화를 신고 짧은 거리(약 300m)를 빠른 속도로 달려봤다. 착용하자마자 발에 오는 느낌이 확연히 달랐고, 반응성과 추진력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비교 모델은 카본 플레이트가 내장된 러닝화였기 때문에 반발력이 확실히 강했다.

정리하자면, 트레일러닝화는 5~6분대 페이스의 일반적인 도로 러닝에서는 충분히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다만 4분대 이하로 속도를 끌어올리거나, 장거리 레이스를 목표로 한다면 반발력이 좋은 러닝화를 선택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2. 트레일러닝화, 가벼운 등산에도 어울릴까?

이제는 등산화도 변하고 있다. 예전처럼 무겁고 두툼한 등산화보다는, 가볍고 일상화처럼 보이는 신발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흐름에 맞춰 트레일러닝화를 등산화 대용으로 신는 사람들도 점점 늘고 있다.

등산화는 보통 두꺼운 외피와 단단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서 발목을 안정적으로 잡아주는 대신, 무게가 많이 나간다. 트레일러닝화는 그 반대다. 가볍고 통기성이 좋으며, 발의 움직임이 자유롭다. 디자인도 일상복과 잘 어울리는 스타일이 많아 활용도 면에서도 강점이 있다.

실제로 산을 오르내릴 때 발 앞부분 착지가 익숙한 사람이라면, 트레일러닝화가 더 자연스럽고 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반면 발 전체를 딛는 스타일이거나, 바위나 미끄러운 길을 자주 다닌다면 접지력이 더 강한 등산화가 더 안전할 수 있다.

요즘처럼 산도 다양한 방식으로 오르는 시대에는, 꼭 정해진 등산화만이 답은 아니다. 자신의 스타일과 코스의 난이도를 고려해 선택하면 된다.

 

3. 신을 때 주의할 점은?

트레일러닝화를 러닝화나 등산화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이지만, 그렇다고 모든 환경에 딱 맞는 만능 신발은 아니다. 몇 가지 제한점은 분명히 있다.

도로 러닝 시 유의사항

  • 속도 제한: 4분대 이상 빠른 러닝에는 반발력 부족으로 체력 소모가 많을 수 있다.
  • 지속 시간: 하프 마라톤 이상 거리에서는 발의 피로가 더 빨리 누적될 수 있다.
  • 바닥 마모: 아웃솔 돌기 구조는 아스팔트에 지속적으로 닿으면 마모가 빨라질 수 있다.

등산 시 유의사항

  • 발목 지지력 부족: 접질림 방지를 위한 구조가 없기 때문에 발목이 약한 사람은 주의가 필요하다.
  • 미끄러운 지형: 특히 젖은 바위나 진흙길 등에서는 접지력이 약할 수 있다.
  • 방수 기능 한계: 일반 등산화보다 내수성이 떨어지며, 비 오는 날에는 쉽게 젖을 수 있다.

신발 하나로 도로도 달리고, 산도 오르겠다는 생각은 분명 합리적이지만, 환경에 따라 안전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적절한 판단이 중요하다. 특히 무릎이나 발목 부상이 잦은 사람이라면, 보호 성능이 높은 신발을 고르는 것이 더 안전하다.

 

4. 트레일러닝화가 잘 맞는 사람은 누구일까?

신발이란 결국 자신에게 맞는 걸 선택해야 한다. 트레일러닝화 역시 마찬가지다. 단순히 디자인이나 가벼움만 보고 고르면, 오히려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다. 자신이 어떤 지형에서 주로 활동하는지, 걷는 습관은 어떤지 등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이런 경우에 트레일러닝화가 잘 맞는다

  • 둘레길이나 흙길 위주로 걷거나 달리는 사람이 많다.
  • 평소 발 앞쪽으로 딛는 착지 방식이 자연스러운 사람.
  • 무겁고 답답한 신발보다는 가볍고 유연한 신발을 선호하는 경우.
  • 발목 움직임이 자유로운 걸 더 편하게 느끼는 사람.
  • 일상과 운동을 하나의 신발로 해결하고 싶은 사람.

이런 경우에는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

  • 무릎이나 발목이 약해서 지지력이 중요한 사람.
  • 바위가 많은 험한 산길을 자주 오르는 경우.
  • 비 오는 날 등산이나 러닝을 즐기는 사람.
  • 빠른 페이스의 러닝에 집중하는 러너.
  • 쿠셔닝보다는 반발력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

트레일러닝화는 착화감은 좋지만, 발목을 단단히 잡아주지 않기 때문에 보호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불안할 수 있다. 또한 추진력 있는 달리기를 목표로 하는 러너에게는 다소 무거울 수도 있다.

 

마치며

트레일러닝화는 한 켤레로 다양한 활동을 소화하고 싶은 사람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도로를 달릴 때도, 가볍게 산을 오를 때도, 일상 속에서 걷는 신발로도 충분히 제 역할을 해낸다.

물론 모든 상황에 다 어울리는 건 아니다. 빠른 달리기를 즐기거나, 험한 산길을 자주 다니는 사람에게는 조금 아쉬울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의 운동 스타일과 환경을 잘 파악하고, 보완할 수 있는 부분만 챙긴다면 트레일러닝화는 실용성과 편안함을 동시에 줄 수 있는 신발이다.

가볍고 편하면서도 기능적인 신발을 찾고 있다면, 트레일러닝화를 한 번쯤 고민해보는 것도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