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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브이로그

덕유산 철쭉 보러 갈 때 알아두면 좋은 시기·코스·일출 포인트

by 김도현 여행길 2025. 6. 27.

시작하며

5월의 덕유산은 계절이 선물하는 풍경의 정점처럼 느껴집니다. 해발 1,614m의 설천봉에 오르면 산등성이를 붉게 물들이는 철쭉과 귀를 간질이는 새소리, 그리고 구름 사이로 스며드는 일출빛과 잔잔한 일몰까지 하나도 버릴 것이 없지요. 이번에는 5월 중순 무렵 직접 다녀온 덕유산 산행기를 중심으로, 철쭉 피는 시기와 추천 코스, 준비물 등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1. 5월 덕유산의 철쭉, 언제 어떻게 피는가

(1) 철쭉이 피기 시작하는 시기

덕유산 철쭉은 다른 명산보다 피는 시기가 다소 늦습니다. 설천봉 부근 고지대에서는 5월 중순부터 말까지가 절정입니다.

제가 다녀온 시점은 5월 셋째 주였는데, 가장 높은 봉우리 쪽은 아직 봉오리가 피지 않은 것도 있었고, 향적봉 아래쪽 능선에서는 만개한 꽃들이 바람에 출렁이고 있었습니다.

(2) 철쭉 군락지 위치는 어딘가

설천봉 정상 부근

향적봉 가는 능선길

백암봉으로 향하는 코스

이 구간들이 철쭉 군락으로 유명하며, 특히 향적봉 오르기 전 철쭉길은 사진 촬영지로도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 5월 중순~말, 덕유산 철쭉꽃이 보이는 주요 지점들

위치 특징
설천봉 정상 고도 높아 만개 시기 늦음
향적봉 능선 가장 화려한 철쭉길, 바람 많음
중봉 방향 사람 적고 여유롭게 감상 가능

 

2. 새소리가 가득한 덕유산 숲을 걷는다는 것

(1) 새벽 숲에서 들리는 소리들

덕유산 산행을 자주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5월의 새벽 숲은 정말 조용하지 않습니다. 사람은 말이 없는데 숲 전체가 말을 겁니다. 산새 울음이 중첩되며 울려 퍼지는 느낌, 마치 오케스트라의 조율 시간 같았다고 해야 할까요.

설천봉까지 곤도라로 올라가고, 향적봉을 향해 걷는 동안 들었던 건 붉은머리오목눈이, 직박구리, 꿩, 그리고 이름 모를 새들까지. 마스크를 벗으니 더 선명하게 들리더군요.

(2) 숲속에서 꼭 챙겨야 할 것들

  • 소음 줄이는 발걸음: 돌길에서 미끄러짐 방지용 트레킹화
  • 귀마개 대신 귀 열기: 이어폰은 벗고 자연의 소리에 집중하기
  • 일찍 출발하기: 오전 6~7시경이 가장 맑은 새소리를 들을 수 있는 시간대

📝 이 시간대엔 꼭 귀를 열고 걸어보세요

시간대 숲의 분위기 추천 이유
05:30~06:30 새소리 활발, 안개와 겹침 정적인 기운과 생동감 공존
07:00~08:00 빛이 들어오기 시작함, 숲이 선명해짐 철쭉빛도 살아나는 시간

 

3. 일출과 일몰, 어느 쪽이 더 좋았는가

(1) 일출은 ‘기다림’이 주는 보람

설천봉에 오전 5시쯤 도착했는데, 운 좋게 구름이 걷히며 붉은 태양이 수줍게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철쭉 군락에 노을처럼 붉은 빛이 번지는데, 이건 직접 본 사람만 안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더군요.

특히 향적봉 바로 아래 쪽 평평한 지형은 일출 사진 포인트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2) 일몰은 ‘회복’의 색이 감도는 순간

오후 늦게까지 산에 있는 경우는 드물지만, 이날은 천천히 하산하며 백암봉 쪽으로 돌아 내려왔습니다. 남서쪽 방향으로 떨어지는 해가 덕유산 능선에 오렌지빛 그늘을 드리우는데, 마음도 함께 내려앉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 일출과 일몰을 즐기기 좋은 시간과 위치 정리

항목 추천 위치 시간대 비고
일출 설천봉~향적봉 능선 05:10~05:40 곤도라 첫차 이용 가능
일몰 백암봉 방향 능선 18:50~19:30 하산 시간 고려 필수

 

4. 덕유산 산행 전 알아두면 좋은 준비물과 팁

5월이라 해도 덕유산의 아침은 차갑습니다. 설천봉은 바람이 강한 편이고, 특히 철쭉이 피는 능선길은 노출이 심해 체감 온도가 낮습니다.

(1) 필수로 챙길 것들

  • 방풍자켓과 모자: 아침·저녁 체감 온도 대비
  • 두꺼운 양말과 트레킹화: 장거리 능선길 보호
  • 카메라 또는 망원 기능 폰: 철쭉과 일출 담기

(2) 산행 팁

  • 곤도라 이용 시간은 사전 확인 필수
  • 1박 2일 일정이면 백암봉 쪽으로 코스 늘리기
  • 일출 찍을 계획이면 새벽 4시 30분 출발 권장

📝 이때 챙겨두면 좋은 준비물들

항목 이유
방풍 자켓 고지대 바람 막기
모자, 장갑 일출 대기 시 보온용
헤드랜턴 새벽 어둠 속 안전한 이동
간식과 물 중간 휴식 시 에너지 보충용
예비 배터리 긴 산행 중 사진·영상 대비

 

마치며

5월의 덕유산은 누군가에게는 철쭉이 목적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고요한 숲속의 소리가 전부일 수도 있습니다. 저에게는 ‘이 모든 것이 한 데 모이는 산행’이었습니다. 계절을 따라 걷는다는 건 이런 것 같습니다. 꽃을 만나고, 소리를 듣고, 빛을 보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그 감정까지 모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