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일본 도쿄에 있는 하네다공항은 단순히 국제선을 오가는 허브 공항만은 아니다. 공항 내부에 들어서자마자 시선을 끄는 건, 이곳저곳에 설치된 수많은 자동판매기들이다. 단순히 음료나 간식을 파는 수준을 넘어서, 진짜 한 끼 식사부터 디저트까지 자판기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이번 여행에서는 하네다공항에서 직접 자판기 음식을 골라 먹어봤다. 종류도 다양하고, 구성도 알차며 맛도 제법 괜찮았던 메뉴들을 중심으로 총 10가지를 체험했고, 각각 어떤 특징이 있었는지 솔직하게 기록해보았다.
1. 커피 떡과 밀키 떡 – 작지만 꽉 찬 디저트
작고 동글동글한 모양이 귀여운 떡 제품이 눈에 띄었다. 하나는 커피 페이스트가 들어간 카페오레 떡, 다른 하나는 달콤한 연유 맛을 살린 밀키 떡이다.
카페오레 떡은 도토루 커피 특유의 부드럽고 살짝 쌉쌀한 맛이 느껴졌고, 마시멜로가 함께 들어 있어 입안에서 조화롭게 녹았다. 밀키 떡은 연유가 진하게 퍼지면서 찹쌀떡의 쫀득한 식감과 잘 어우러졌다. 작지만 디테일이 살아 있었고, 마치 작은 고급 디저트를 먹는 느낌이었다.
2. 자판기 라면 두 종류 – 캔 vs 즉석 조리
이 자판기 코너에서 가장 놀란 건 라면 종류였다. 하나는 캔에 담긴 간장 라면, 또 하나는 자판기 안에서 라면을 직접 끓여주는 방식이다.
캔 라면은 비상식량처럼 보이지만 맛은 꽤 괜찮았다. 면은 약간 우동처럼 두꺼웠고, 국물은 간장 베이스로 깔끔했다. 무엇보다 실온 보관이 가능하다는 게 놀라웠다.
즉석 조리 라면은 터치패널에서 주문하면 안에서 라면을 직접 끓여준다. 국물은 진한 해산물 돼지뼈 베이스였고, 면발도 탱탱했다. 차슈와 멘마까지 포함돼 있어, 자판기 음식이라기엔 놀라운 수준이었다.
3. 명란 바게트 – 매콤하고 고소한 빵
후쿠오카 명란을 사용한 바게트도 먹어봤다. 냉동 상태로 자판기에서 나오는 제품이라 데워서 먹어야 했는데, 전자레인지나 토스터 둘 다 가능했다.
살짝 데운 후 먹어보니 명란 특유의 매콤함이 고소한 바게트와 잘 어우러졌고, 안쪽은 촉촉하면서도 겉은 바삭했다. 빵과 버터, 명란의 밸런스가 의외로 잘 맞았고, 자극적이지 않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다.
4. 삼각김밥처럼 생긴 디저트 케이크
외관은 딱 주먹밥이다. 그런데 포장을 벗기면 안에는 바닐라 크림과 초코 쿠키, 코코아 크레이프가 층층이 들어 있는 작은 케이크가 나온다.
겉은 김처럼 생긴 크레이프 시트로 싸여 있고, 속은 달콤하고 부드러운 재료들이 채워져 있어 디저트로 제법 만족스러웠다. 퍼프 페이스트리 바닥 덕분에 전체적으로 질감도 다양했다.
5. 기내식 도시락 – 전자레인지에 돌려 먹는 식사
비행기를 타지 않아도 기내식처럼 먹을 수 있는 도시락이 있다는 점이 재밌었다. 내가 선택한 건 치킨라이스와 치즈 햄버그가 함께 들어 있는 구성.
전자레인지에 4~8분 돌리면 따뜻하게 즐길 수 있고, 햄버그 위에 치즈가 녹아 있는 비주얼이 먹음직스러웠다. 데미글라스 소스도 진했고, 옆에 곁들여진 로마네스코와 옥수수도 식사를 더 풍성하게 해줬다.
6. 후지산을 닮은 카누레 – 모양도 맛도 특별했던 디저트
비주얼부터 시선을 사로잡았던 후지산 카누레는, 말 그대로 후지산을 닮은 외형으로 만들어진 디저트였다. 윗부분에는 흰 눈처럼 화이트 초콜릿과 술지게미 파우더가 얹어져 있었다.
실온에 20~30분 해동한 후 먹는 방식이라 약간의 기다림이 필요했지만, 그만큼의 가치가 있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쫀득했으며, 일반 럼 대신 일본 소주와 술지게미를 써서 은은한 향이 인상적이었다. 작지만 고급스러운 맛이었다.
7. 오베르진 카레 – 고급 레스토랑의 맛을 자판기에서
오베르진이라는 이름은 일본 드라마나 영화 촬영 현장에서 종종 들려오는 유명한 케이터링 업체다. 그곳의 쇠고기 카레가 자판기에 들어가 있었다.
밥은 별도로 준비해야 했지만, 카레 소스의 풍미와 깊이가 상당했다. 큼직한 쇠고기 조각은 부드러웠고, 생크림과 버터가 들어가 고소하면서도 진한 맛을 완성했다. 처음엔 순하게 시작해 점점 매콤해지는 매력도 있었다.
8. 버터의 사촌 – 이름만큼 독특했던 디저트
버터 제조 과정에서 나오는 무지방 우유를 사용해 만든 디저트, 이름부터 ‘버터의 사촌’이라는 감각적인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포장은 고급스러운 금색 종이로 되어 있었다.
안에는 와플 형태의 부드러운 쿠키 사이에 진한 우유잼과 버터크림이 샌드되어 있었고, 한입 베어 물자마자 달콤한 향이 퍼졌다. 디저트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만족감을 줄 수 있을 만큼 깊은 맛이 인상적이었다.
9. 콜드스톤 파르페 아이스크림 – 딸기와 케이크의 조화
일본에서는 드물게 자동판매기에서 콜드스톤 아이스크림을 만날 수 있었다. 내가 선택한 건 딸기와 생크림, 케이크 조각이 함께 들어 있는 파르페 타입의 제품이었다.
딸기의 새콤한 맛, 생크림의 부드러움, 그리고 스펀지케이크의 촉촉한 질감이 조화를 이뤘다. 보기에도 예뻤고, 단맛과 산미가 밸런스를 이루며 여운을 남겼다.
10. 팝핑샤워 아이스크림 – 자판기에서도 인기 있는 맛
마지막으로 고른 건 배스킨라빈스의 대표 아이스크림 ‘팝핑샤워’. 바닐라와 민트 베이스에 사탕 알갱이가 톡톡 튀는 아이스크림이다.
과하지 않은 민트향과 달콤한 바닐라 맛, 여기에 사탕의 식감까지 더해져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재미있는 맛이었다. 자판기에서 아이스크림을 고를 수 있다는 점도 독특했고, 마무리 디저트로 손색이 없었다.
마치며
도쿄 하네다공항은 단순히 비행기를 타기 위한 출발지 이상이었다. 자판기 음식만으로도 한 끼를 제대로 해결할 수 있고, 다양한 디저트까지 즐길 수 있는 이곳은 그야말로 ‘소소하지만 꽤 만족스러운 경험’을 제공해줬다.
다양한 메뉴를 직접 먹어보며 느낀 건, 일본의 자동판매기 문화는 생각보다 훨씬 정교하고 맛있다는 것. 다음에 다시 하네다공항을 찾게 된다면, 또 다른 자판기 음식도 도전해보고 싶을 만큼 인상 깊은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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