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사람마다 뉴질랜드를 떠올릴 때 연상하는 이미지가 조금씩 다르다. 누군가는 드넓은 초원과 거대한 산맥, 누군가는 영화 속 배경 같은 풍경을 떠올린다. 하지만 내가 경험한 뉴질랜드는 그런 이미지와는 조금 달랐다. 북섬의 오클랜드에서 남섬의 크라이스트처치까지 이어지는 여행에서 느낀 감정은 오히려 고요하고 평온한 마을에서 느낀 여유였다. 그저 걷기만 해도 마음이 차분해지고, 깊게 숨을 들이쉬면 그곳 공기마저 위로처럼 다가왔다.
레드우드 트리워크를 비롯한 숲속 산책부터, 조용한 도시에서의 한가로운 오후까지. 이 글에서는 북섬에서 남섬으로 넘어가며 만났던 뉴질랜드의 모습을 정리해 본다. 누군가 뉴질랜드 여행을 고민 중이라면, 이 글이 그 준비에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1. 로토루아에서 즐긴 레드우드 트리워크
1) 코스 구성
- 총 3시간 30분 코스부터 짧게는 1시간 30분까지 다양함
- 전체적으로 평지로 이루어져 있어 누구나 부담 없이 걷기 좋음
2) 입장 정보
- 입장 자체는 무료
- 트리워크 어트랙션(나무 위 걷기 코스)은 유료로, 약 42뉴질랜드달러(약 32,000원)
3) 숲의 분위기
- 초록색 트랙만 따라가면 되어 방향 걱정 없이 걸을 수 있음
- 피톤치드 향이 가득해 걷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상쾌해짐
- 산책 중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작은 카페도 있음
4) 현장 느낌
숲에 들어서자마자 느껴지는 공기의 상쾌함은 도시에서 느끼지 못했던 감각이었다. 잔잔한 바람, 새소리, 그리고 사람들의 조용한 발걸음이 어우러져 있다. 햇빛이 비치는 곳에서는 따뜻함이, 그늘진 나무 아래에서는 선선함이 느껴져 기온 차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 레드우드라는 이름답게 나무 껍질이 붉은 빛을 띠는 것도 인상 깊었다.
중간중간 유황 냄새가 나는 구간도 있었지만 불쾌할 정도는 아니었다. 오히려 자연 그대로의 냄새라 느껴졌다. 그곳은 단순히 ‘산책로’가 아니라, 일상에서 잠시 빠져나올 수 있는 ‘쉼표’ 같은 공간이었다.
🚩 위치: Redwoods – Whakarewarewa Forest, Rotorua
2. 북섬에서 남섬으로, 오클랜드에서 크라이스트처치 이동
1) 국내선 이용 방법
- 북섬의 로토루아에서 오클랜드로 이동 후, 국내선을 통해 남섬의 크라이스트처치로 이동
- 뉴질랜드의 저가 항공사 ‘제트스타’를 이용함
2) 공항과 라운지 정보
- 오클랜드 공항 국내선 터미널은 소규모로 운영되며, 별도의 면세구역은 없음
- Priority Pass 멤버는 터미널 외부 레스토랑에서 42달러 상당의 식사 이용 가능
- 라운지 키 카드가 있다면 카페 메뉴에서 여유롭게 식사 가능
3) 크라이스트처치 도착 후 이동
- 국내선 도착 후 별도 입국 심사 없이 바로 짐을 찾을 수 있음
- 수하물 벨트는 한 개로 단순하지만 직관적
- 도착 후 렌터카를 픽업해 도시 중심부로 이동
🚩 위치: Auckland Airport → Christchurch Airport
3. 크라이스트처치에서 느낀 도시의 여유
1) 도시 첫 인상
공항에서 렌터카를 타고 크라이스트처치 도심으로 들어가자마자 영국의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빅토리아 시대풍의 건축물과 벽돌로 지어진 카페, 그리고 차분한 거리의 분위기는 마치 런던 외곽 소도시에 온 듯한 기분을 들게 했다.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이기보다 여유롭게 벤치에 앉아 차를 마시거나 산책을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2) 대지진의 흔적과 재건
도심 한가운데에는 아직도 복원이 진행 중인 크라이스트처치 대성당이 있었다. 2011년 대지진의 충격이 얼마나 컸는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 옆으로는 활기찬 거리와 현대적인 마켓, 상점들이 어우러져 있어 과거와 현재가 함께 공존하는 느낌을 받았다.
3) 리버사이드 마켓
- 지진 이후 재건된 상징적인 공간
- 젊은 감각의 푸드 트럭, 다양한 음식, 소품숍들이 모여 있는 활기찬 시장
- 주말에는 많은 사람들이 방문해 분위기가 더욱 활기참 </
🚩 위치: Riverside Market, Christchurch
4. 뉴질랜드를 천천히 걷는다는 것
1) 천천히 걸으며 느낀 여유
로토루아 숲길을 걸을 때도, 크라이스트처치 도심을 걸을 때도 가장 크게 다가온 감정은 ‘여유’였다. 빠르게 이동하는 여행이 아닌, 한걸음씩 느리게 걸으면서 주변의 나무, 사람들, 그리고 공기를 느끼는 시간. 관광지 중심의 여행과는 전혀 다른 방식이었다. 그저 걷고, 멈추고, 다시 걷는 그 리듬 안에서 비로소 진짜 힐링이라는 게 뭔지 조금 알 수 있었다.
2) 혼자여도 괜찮고, 함께여도 좋다
이번 여행은 대부분 혼자였지만, 가끔 친구와 함께 움직일 때는 또 다른 즐거움이 있었다. 현지 사람들처럼 벤치에 앉아 차를 마시고, 평범한 카페에서 일상처럼 밥을 먹고, 시끌벅적한 마켓에서 사람 구경을 하며 보내는 시간들이 하나하나 소중했다. 다음에는 더 여유 있게 와서 유명하다는 고기 파이도 꼭 먹어보고 싶다는 아쉬움도 남는다.
마치며
북섬과 남섬을 잇는 짧지 않은 여정을 통해 뉴질랜드의 다양한 얼굴을 만날 수 있었다. 숲속을 걷는 정적인 시간부터, 활기찬 도심의 풍경까지, 이 나라가 가진 매력은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서 일상 속 여유를 보여주는 데 있었다. 트래킹 중심의 여행이라 생각했던 일정이었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더 깊은 감정을 건드리는 시간들이었다.
다음에 다시 뉴질랜드를 찾는다면, 이번보다 더 느리게, 더 많이 걷고, 더 많이 쉬며 보내고 싶다. 특별한 목적 없이, 그저 이곳의 공기와 햇살, 그리고 사람들의 여유로운 표정을 따라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할 것 같다.
#뉴질랜드여행 #로토루아크라이스트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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