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쪽의 넉넉한 풍경 속으로, 홋카이도에서 보낸 특별한 하루

시작하며

홋카이도를 여행할 때 많은 사람들이 삿포로나 오타루 같은 유명한 지역을 떠올리지만, 조금만 벗어나면 조용하고 매력적인 소도시들을 만날 수 있다. 이번 여행에서는 나가누마와 비에이를 중심으로 둘러보며, 광활한 들판과 정성을 담은 음식, 그리고 따뜻한 분위기의 공간들을 경험했다.

삿포로에서 차로 약 한 시간 이동하면 전형적인 홋카이도의 풍경이 펼쳐진다. 넓은 농장과 언덕이 이어지고, 그곳에는 오랜 시간 정성으로 가꾸어진 공간들이 여행자를 반갑게 맞아준다. 이번 여행은 바쁜 일상을 잠시 벗어나 한적한 풍경 속에서 여유를 찾고, 지역의 분위기를 느껴보는 것이 목표였다. 그 여정을 함께 살펴보자.

 

1. 나가누마에서 시작된 여정

1) 삼각형 지붕이 인상적인 카레 전문점

첫 번째 목적지는 삼각형 지붕이 특징적인 카레 전문점이었다. 맛집을 많이 아는 지인이 추천해 준 곳이라 더욱 기대가 컸다. 문을 열기 전부터 가게 앞에서 기다렸고, 11시가 되자 드디어 문이 열렸다.

이곳에서 우리는 두 가지 종류의 카레 플레이트를 주문했다. 바삭한 파파드(인도식 콩과자)를 부숴 카레와 곁들여 먹으니 색다른 식감과 풍미를 느낄 수 있었다. 향신료가 어우러진 깊은 맛이 나면서도, 우리가 익숙한 일본식 카레와도 닮아 있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었다. 반찬과 함께 먹거나 요구르트를 곁들이면 또 다른 풍미를 느낄 수 있어 색다른 조합을 시도하는 재미도 있었다.

 

2) 언덕 위의 감성적인 카페, 힐탑커피

식사를 마친 후 찾은 곳은 언덕 위에 위치한 ‘힐탑커피’였다. 이곳은 직접 로스팅한 커피를 제공하며, 프라이빗한 공간을 예약하면 단독으로 이용할 수도 있는 곳이다.

카페에서는 2층에서 주문한 후 1층으로 내려가야 하는데, 내려가면 로스팅 머신과 고풍스러운 가구들이 자리한 공간이 나온다. 이곳은 홋카이도의 한 골동품점에서 디자인한 곳으로, 유럽풍 인테리어와 조용한 분위기가 잘 어우러져 있었다. 한적한 공간에서 커피 한 잔과 함께 여유를 만끽하기에 좋은 곳이었다.

 

2. 유니에서 만난 따뜻한 과자 가게

1) 감성을 담은 미요시야키 과자점

이웃한 마을 유니에 도착해 찾은 곳은 미요시야키 과자점이었다. 매장 안에는 피낭시에, 플로렌틴, 쿠키 등 심플하면서도 맛있어 보이는 구운 과자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매장 내부는 차분하고 따뜻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처음 방문했지만 편안함이 느껴지는 공간이었다. 이곳을 운영하는 미요시 부부는 일본의 다른 지역에서 이주해 와 이곳에서 정착했다고 한다. 자연과 함께하는 삶을 선택한 그들의 이야기는 이 지역의 매력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3. 비에이에서 만난 풍경과 문화

1) 다채로운 꽃으로 물든 ‘시키사이노오카’

비에이에서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시키사이노오카’였다. 계절마다 다른 색의 꽃들이 피어나는 언덕으로, 멀리서 보면 화려한 색상의 패턴이 펼쳐진 듯한 모습이었다.

 

2) 비에이의 자연을 담은 사진 갤러리 ‘다쿠신칸’

이후 방문한 곳은 사진작가 마에다 신조 씨가 운영하는 ‘다쿠신칸’ 갤러리였다. 이곳에서는 비에이의 사계절을 담은 사진들을 감상할 수 있었다. 밀밭이 황금빛으로 물든 가을, 새하얀 눈으로 덮인 겨울 등, 자연과 사람이 함께 만들어낸 경이로운 풍경이 인상적이었다.

 

4. 비에이의 동화 같은 숙소, 자와자와 마을

1) 한적한 분위기의 코티지 숙소

비에이에서의 마지막 숙소는 자와자와 마을이었다. 단 5팀만 숙박할 수 있는 코티지형 숙소로, 예약이 쉽지 않은 곳이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예약에 성공해 방문할 수 있었다.

숙소 주변에는 광활한 농장이 펼쳐져 있어, 마치 동화 속 마을처럼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2) 아침 바구니로 즐기는 프렌치 토스트

아침이 되면 히토사즈 농장에서 직접 만든 프렌치 토스트가 포함된 조식 바구니가 객실로 배달된다. 창밖의 풍경을 바라보며 따뜻한 식사를 즐기는 순간은 여행의 여운을 더욱 깊게 만들어 주었다.

 

마치며

이번 여행에서는 삿포로를 벗어나 작은 마을들을 방문하며, 자연 속에서 느긋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관광지와는 다른 매력이 있는 이곳들은 특별한 경험을 선사했다.

다음에는 겨울의 홋카이도를 방문해, 또 다른 모습의 풍경을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