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스위스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나라’라는 별명을 가진 곳입니다.
실제로 가보기 전까지는 그 말이 얼마나 체감이 될지 몰랐습니다.
캐나다 여권을 들고 유럽의 여러 나라를 다녀봤지만, 스위스만큼 입이 쩍 벌어지는 경험은 없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라우터브루넨 계곡, 그린델발트, 뮈렌, 기멜발트, 그리고 인터라켄까지 둘러보며, 스위스의 진짜 풍경과 현실적인 여행 물가, 그리고 뜻밖의 여행 팁들을 하나하나 경험했습니다.
1. 라우터브루넨, 그림 속 풍경이 현실로
(1) 그림 같다는 말이 과장이 아니었던 이유
라우터브루넨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진짜로 그림 같구나”였습니다.
계곡 양옆으로는 높고 뾰족한 산, 그 사이를 흐르는 폭포, 그리고 어딜 가도 초록색 잔디가 넓게 펼쳐져 있습니다.
특히 슈토우바흐 폭포(Staubach Falls)는 계곡에서 가장 유명한 명소로, 높이 300m 이상으로 유럽에서 손꼽히는 규모입니다.
(2) 숙소가 풍경 그 자체였던 순간
우리가 머문 에어비앤비는 슈토우바흐 폭포가 바로 눈앞에 보이는 위치였습니다.
숙소에 들어가자마자 창밖을 봤는데, 바로 그 폭포가 눈앞에 있어서 한참을 멍하니 바라봤습니다.
저녁에는 아무 소리 없이 폭포 소리만 들리더군요.
낯선 나라에서 이렇게 조용하고 고요한 밤을 보낸 건 참 오랜만이었습니다.
2. 여행 경비는 왜 이렇게 비쌀까?
📝 우리가 직접 경험한 스위스의 물가 현실
항목 | 가격 (스위스 프랑 기준) | 캐나다 달러 환산 (약) |
---|---|---|
공중화장실 이용료 | 1 프랑 | 약 1.50 CAD |
커피 1잔 (카페) | 7.5 프랑 | 약 12 CAD |
던킨 도넛+아이스 마키아토 | 26 프랑 | 약 39 CAD |
마트 커피 (조금 저렴함) | 3.7 프랑 | 약 5.8 CAD |
곤돌라 왕복 (스테첼베르그~뮈렌) | 23 프랑 | 약 34 CAD |
기념품 자석 | 12 프랑 | 약 18 CAD |
스위스는 단순히 ‘물가가 높다’는 말을 넘어서, 모든 순간이 체감됩니다.
처음엔 도넛 2개와 커피 한 잔에 26달러를 쓰고 나서 눈이 휘둥그레졌습니다.
마트에서조차 커피 한 잔이 3.7프랑(약 5,800원) 정도였으니까요.
3. 뮈렌과 기멜발트, 두 산마을에서의 하루
(1) 곤돌라 타고 올라간 마을에서 느낀 소박함
라우터브루넨에서 스테첼베르그까지 차로 5분, 거기서 다시 곤돌라를 타고 올라가면 기멜발트와 뮈렌이라는 두 마을이 나옵니다.
곤돌라는 캐나다의 그것보다 훨씬 크고, 마치 버스처럼 사람을 태웁니다.
올라가는 길엔 계곡과 산맥이 한눈에 들어와 정말 영화 속 장면 같았습니다.
(2) 기멜발트의 ‘정직 가게’가 인상 깊었던 이유
기멜발트는 작지만 인상 깊은 마을이었습니다.
이곳엔 점원이 없는 Honesty Store가 있습니다.
물건을 고르고, 가격표대로 돈을 상자에 넣으면 됩니다.
어떤 자석 하나는 12프랑이었는데, 그 금액을 적힌 통에 그대로 넣는 방식이 인상 깊었습니다.
관광객을 믿는 문화가 그대로 녹아있지요.
(3) 뮈렌, 좀 더 북적이는 분위기와 핫초코
뮈렌은 기멜발트보다 조금 더 크고 관광객도 많았습니다.
스키장이 있어서 그런지 겨울 스포츠를 즐기러 온 사람들도 많았고, 레스토랑이나 기념품 가게도 다양했습니다.
추운 날씨 덕에 핫초코를 한 잔 마셨는데, 가격은 또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래도 그 풍경 안에서 마시는 핫초코는 그냥 커피와는 차원이 다르더군요.
4. 인터라켄과 그린델발트, 도시와 자연의 중간지점
(1) 인터라켄, 스위스 속 현대적인 마을
라우터브루넨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있는 인터라켄은 확실히 더 현대적이었습니다.
슈퍼마켓도 크고, 맥도날드부터 고급 브랜드 매장까지 다양하게 있었습니다.
뭔가 ‘스위스의 도시’라는 느낌이 확 드는 곳이었습니다.
기념품도 여기가 더 다양하고 가격 경쟁도 있어 선택의 폭이 넓습니다.
(2) 그린델발트, 말이 필요 없는 절경의 끝
그린델발트는 진짜 말이 필요 없는 풍경입니다.
주변에 눈 덮인 산이 병풍처럼 둘러져 있고, 초록색 언덕이 펼쳐져 있는데 그 위를 걷다 보면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높습니다.
사진보다 실제로 보는 게 훨씬 강렬했고, 보는 내내 "여기가 진짜 지구 맞나?" 싶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5. 처음 스위스를 간다면 꼭 참고할 점들
📝 이럴 땐 이렇게, 스위스 여행 준비 체크리스트
- 음료·간식은 마트 이용: 카페보다 마트가 확연히 저렴합니다.
- 기념품은 기멜발트보다 인터라켄: 종류도 많고 가격도 덜 부담스러움.
- 현금은 꼭 준비: 정직 가게나 소규모 상점은 카드 사용이 제한적입니다.
- 곤돌라 요금 미리 체크: 구간마다 가격이 다르므로 사전에 알아보면 좋습니다.
- 숙소는 위치가 전부: 폭포 뷰 숙소 하나면 하루 종일 있어도 좋을 만큼 감동적입니다.
마치며
스위스는 단순히 ‘비싼 나라’로만 기억될 수 없습니다.
그 높은 물가만큼이나, 아니 그 이상으로 풍경과 감동이 깊게 남는 나라였습니다.
라우터브루넨의 폭포 소리, 뮈렌의 고요한 공기, 기멜발트의 신뢰 문화, 그리고 그린델발트의 장대한 풍경까지.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이국적인 자연 속에 푹 잠기고 싶다면, 이곳만큼 확실한 선택은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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