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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정보

제주 농촌 빈집 거래, 방치된 집이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by 김도현 여행길 2025. 6. 21.

시작하며

제주 농촌 지역의 빈집 문제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방치된 집들이 늘어나며 마을 경관은 물론, 범죄 가능성까지 높아지는 현실 속에서 제주도는 빈집 매매 거래 활성화라는 새로운 해법을 꺼내들었습니다. 사람이 떠나고 시간이 멈춘 집들이, 과연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요?

 

 

1. 빈집 문제는 왜 심각해졌을까?

(1) 사람은 떠나고, 집만 남았다

예전 한경면에 살던 친척 어르신 댁을 떠올리면, 마당에 감나무가 있고 늘 바람이 잘 드는 집이었는데 어느 해부터 사람 손길이 끊기더니, 지붕이 내려앉고 담장에는 칡넝쿨이 타고 오르더군요. 제주 전역이 그렇듯이 농촌 지역은 고령화와 인구 유출로 거주자가 사라진 집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2) 빈집은 단순한 '헛간'이 아니다

흔히 '빈집'이라고 하면 단순히 사람이 살지 않는 집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관리되지 않은 채 장기간 방치된 주택을 말합니다. 집 내부는 물론 주변도 정리되지 않아, 잡초가 무성하고 외관이 폐허처럼 변해갑니다.

이런 곳이 늘어나면 생기는 문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 빈집이 가져오는 문제들

문제 유형 세부 내용
경관 훼손 마을 풍경이 황폐하게 바뀌며 이미지 악화
범죄 위험 무단 침입, 불법 쓰레기 투기, 화재 위험 증가
위생 문제 벌레, 쥐, 들짐승 서식지로 전락
부동산 하락 주변 주택 가격 및 거주 매력도 하락

 

2. 제주도의 대책은 어떤 방식인가?

(1) 빈집 정보를 확인하고 거래를 연결한다

제주도는 현재 빈집 1,100여 채 가운데, 소유자 정보가 확인된 710채를 대상으로 거래 의사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철거하거나 행정 처리를 하는 대신, 희망하는 사람에게 주택으로 연결해 주는 플랫폼을 활용하는 방식입니다.

(2) 귀농·귀촌 수요와 연결한다

요즘 제주로 이주하고자 하는 사람들, 특히 귀농이나 귀촌을 계획하는 사람들에게는 기존 빈집이 주택 자원이 될 수 있습니다. 새로 짓기보다 기존 구조물을 리모델링하는 것이 훨씬 현실적인 선택이기 때문입니다.

(3) 공인중개사와 연계하여 거래 활성화

또 한 가지 주목할 부분은, 거래가 실제 이뤄지도록 한국공인중개사협회와 연계한 관리 체계를 갖췄다는 점입니다. 중개사가 계약을 성사시키면 건당 최대 50만 원까지 행정이 수수료를 지원하게 됩니다.

📝 제주도의 빈집 정비 사업 핵심 내용

항목 내용
대상 빈집 수 약 1,100채 중, 소유자 확인 가능한 710채 우선 대상
대상 지역 주로 한경면, 한림, 애월 등 농촌 중심
주요 지원 내용 매물 등록 플랫폼 제공, 중개 수수료 최대 50만 원 지원
목표 귀촌·귀농자와 연결하여 빈집 거래 활성화

 

3. 빈집을 활용하는 다른 지역 사례와의 비교

(1) 다른 지역도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다

강원도 산간 마을, 전남 구례나 곡성 등도 고령화와 빈집 문제를 겪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지역이 철거나 마을환경 정비 사업 중심인데, 제주도는 그보다 ‘살리는 방식’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2) 거래 연결 중심의 접근은 이례적이다

대부분은 빈집을 없애는 방식(철거)이 우세하지만, 거래를 전제로 한 정비 사업은 드뭅니다. 제주도의 방식은 행정 주도이면서도 시장 메커니즘을 일부 반영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시도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4. 실제 주민과 빈집의 이야기

한경면에 오래 살았던 이웃 어르신께서 하신 말씀이 생각납니다. "앞집도 서울 사람 왔다가 1년도 안 돼 가불고, 뒷집도 아무도 안 살아…" 마을 사람들은 빈집이 그냥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걸 압니다. 누가 잘 수리해서 들어와 살기만 한다면, 마을이 다시 살아날 수도 있다는 걸 기대하고 있는 거죠.

그러나 전제 조건이 있습니다.

  • 빈집 상태가 너무 나쁘지 않아야 합니다
  • 소유자가 거래 의사를 확실히 해야 합니다
  • 새로운 거주자가 마을과 잘 어울릴 수 있어야 합니다

📝 빈집을 살리는 데 필요한 조건들

조건 이유
적절한 리모델링 가능 상태 리모델링 비용이 과도하면 거래 자체가 어려움
소유자와의 협의 가능 여부 거래 의사가 없으면 아무런 행정 조치도 불가능
마을과의 조화 새 거주자가 마을 문화와 잘 어울릴 수 있어야 정착 가능

 

5. 앞으로 무엇이 더 필요할까?

(1) 단순 거래 이상이 되어야 한다

행정의 역할은 여기서 멈추면 안 됩니다. 단순한 매물 연결을 넘어서, 입주 후의 정착 지원이나 마을과의 관계 형성을 돕는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한 번은 귀촌한 지인 부부가 마을 사람들과 갈등을 겪다가 2년도 못 채우고 떠난 적이 있었거든요.

(2) 빈집 관리 체계도 지속되어야 한다

한 번 거래되지 않은 빈집이라도 이후에 꾸준히 관리되고, 철거나 리모델링의 선택이 가능한 관리 로드맵이 마련돼야 합니다. 지금 당장은 거래되지 않더라도, 미래의 주택 자원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치며

제주도의 빈집 정비 방식은 단순히 집을 없애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람이 다시 들어오게 하는 방식입니다. 마을의 풍경과 안전, 그리고 사람들의 생활을 되돌리는 일은 단순한 행정 조치로만 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소유자, 행정, 중개사, 이주 희망자까지 모두가 연결되어야 비로소 빈집이 다시 집이 됩니다. 제주도의 이번 시도가 좋은 사례로 남을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