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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브이로그

이오키 동굴, 논밭 사이에 숨겨진 원시 자연

by 김도현 여행길 2025. 3. 18.

시작하며

일본에서 네 번째로 큰 섬, 시코쿠에서의 오토바이 여행이 마무리될 시간이 다가왔다. 하지만 바로 떠나는 것은 아니다. 동남쪽의 자연을 조금 더 경험한 후, 혼슈로 이동할 계획이다. 웅장한 바다와 기묘한 자연 경관, 그리고 뜻밖의 순간들이 어우러진 시코쿠에서의 마지막 일정이 시작된다.

 

1. 논밭 한가운데 숨겨진 이오키 동굴

1) 평범한 시골 마을 속 예상치 못한 발견

‘이오키도’라고 하면 깊은 산속에 있을 것 같았지만, 도착한 곳은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논밭과 가옥들 사이, 한적한 마을 속에 숨겨진 동굴이라니. 하지만 막상 입구에 들어서자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졌다.

2) 수천 년이 만든 자연의 조각

이 동굴은 수백만 년 전부터 지각 운동과 바닷물의 침식으로 형성된 곳이라고 한다. 안으로 들어가니 이끼와 양치식물이 가득한 벽이 원시림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다. 짧은 거리지만 작은 폭포도 있어 마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한 기분이었다.

 

2. 태평양을 마주하는 무로토 곶

1) 계획했던 식사, 뜻밖의 변수

이오키 동굴을 지나 출출해진 상태로 무로토 곶으로 향했다. 근처에서 유명한 '킨메동(금눈돔 덮밥)'을 맛보기 위해 식당을 찾았지만, 예상보다 이른 마감 시간으로 인해 식사를 할 수 없었다. 주변 식당을 찾아봤지만 모두 문을 닫은 상태였다. 결국 편의점에서 간단히 끼니를 해결해야 했다.

2) 기묘한 지층이 만든 절경

무로토 곶에 도착하자 압도적인 바위 절벽이 눈에 들어왔다. 이곳은 다른 곶과 달리 수직으로 솟아오른 지층이 특징이었다. 오랜 지각 변동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는 모습은 마치 자연이 조각한 예술 작품 같았다. 태평양을 향해 서 있으니 거대한 배의 선미에 올라선 듯한 기분이 들었다.

 

3. 시코쿠에서의 마지막 캠핑, 다이노하마

1)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길

무로토 곶을 떠나 도쿠시마현 미나미조의 다이노하마 해변 캠핑장으로 향했다. 오토바이로 해안선을 따라 달리는 길, 서핑을 즐기는 사람들, 거친 파도와 해무가 어우러진 풍경이 인상적이었다.

2) 깊어가는 어둠 속 산길

경치를 더 가까이 보기 위해 GPS 경로를 수정한 것이 문제였다. 예상치 못한 어두운 산길을 지나야 했고, 가로등조차 없는 길에서 긴장감이 감돌았다.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공포감이 점점 커졌다.

3) 안심 속에서 즐기는 저녁

캠핑장에 도착하자 마을과 가까운 위치 덕분에 곰이 출몰할 위험이 없었다. 준비한 돼지고기와 닭껍질 꼬치를 구우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바닷소리를 들으며 즐긴 한 잔의 사케는 피로를 녹여 주기에 충분했다.

 

4. 시코쿠에서의 마지막 아침, 바다와 함께

1) 뜨거운 햇살과 시원한 바다

아침이 밝아오자 예상보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었다. 마침 해변이 가까워 시원한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따뜻한 수온과 부드러운 바람이 온몸을 감싸며 오랜만에 해변의 여유로움을 느끼게 했다.

2) 시코쿠와의 작별

이제 시코쿠를 떠날 시간. 도쿠시마로 이동해 난카이 훼리를 타고 혼슈로 넘어가기로 했다. 다행히 출항 시간이 임박했지만 무사히 탑승할 수 있었다. 배가 출발하며 시코쿠의 풍경이 점점 멀어졌다.

 

마치며

시코쿠에서의 마지막 여정은 다양한 자연과 예상치 못한 경험이 가득했다. 원시 동굴, 해안 절경, 바닷가 캠핑까지 오토바이 여행의 진수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이제 새로운 지역, 혼슈에서 또 어떤 이야기들이 펼쳐질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