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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브이로그

한국의 네팔? 덕산기 계곡 트레킹 직접 다녀온 이야기

by 김도현 여행길 2025. 6. 25.

시작하며

‘한국의 네팔’이라 불리는 곳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설마설마 했는데, 막상 다녀오고 나니 괜한 말이 아니었습니다. 바로 강원도 정선 덕산기 계곡 이야기입니다. 이번엔 오랜만에 솔로캠핑 겸해서 다시 그곳을 찾았고, 지난 2년 전과는 또 다른 매력을 느끼고 돌아왔습니다.

이곳은 요란한 장비보다 자연의 숨결 하나만으로도 충분한 캠핑지입니다. 고요한 계곡물 소리, 사람 손 덜 탄 산길, 때 묻지 않은 풍경. 그리고 조용히 옆을 지켜주는 강아지와의 하루. 이번 글에서는 덕산기 계곡 트레킹과 솔로캠핑을 중심으로 제가 느낀 점과 실용적인 정보들을 정리해보려 합니다.

 

 

1. 덕산기 계곡은 왜 '한국의 네팔'이라 불릴까

덕산기 계곡은 강원도 정선의 깊은 산골짜기에 위치한 곳입니다. ‘오지 중의 오지’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을 정도로, 접근성도 쉽지 않고 시설도 적습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이곳만의 매력을 간직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2년 전 처음 이곳을 찾았을 때는 한여름임에도 불구하고 계곡 수량이 많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사정이 달랐습니다. 지난 몇 년간 보기 힘들 정도로 물이 풍부하게 흐르고 있었고, 물이 어찌나 맑은지 바닥이 훤히 보일 정도였습니다.

📝 이곳이 '네팔 같다'는 말을 낳게 한 이유들

  • 산세가 험하고 깊어 이국적인 분위기
  • 맑고 차가운 계곡물
  • 인위적인 시설이 적어 자연 그대로의 풍경
  • 사람 손 덜 탄, '그대로의 자연'이 주는 위로
  • 등산과 트레킹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구성

저도 네팔 히말라야 트레킹 경험이 있지만, 묘하게 닮아 있었습니다. 풍경만 보면 ‘이게 정말 한국인가?’ 싶을 만큼.

 

2. 덕산기 계곡 트레킹, 이렇게 걸어봤습니다

이번 여정은 계곡을 따라 계속 이어지는 트레킹이 중심이었습니다. 사실 평지 걷기만큼이나 물 건너는 일이 많았습니다. 계곡을 세 번이나 건너야 하는데, 신발을 벗거나 마를 각오를 하고 건너야 합니다.

(1) 신발은 어떤 게 좋을까?

  •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는 아쿠아슈즈나 트레킹화
  • 샌들은 비추, 발목 보호가 어려움
  • 신발을 자주 벗어야 하므로 끈이 간단한 것이 편함

(2) 트레킹 중에 인상 깊었던 장면들

  • 고인돌처럼 생긴 자연 좌석
  • 짧지만 집중력 필요한 도강 지점
  • 곳곳에 피어 있는 야생화와 이끼
  • 동행한 강아지가 뛰어노는 모습 (특히, 물에 자꾸 들어가려 하던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트레킹 중간중간 벤치나 쉼터 같은 인위적인 구조물이 없어서 걸으면서 쉼도 함께 가져가야 했습니다. 사실 그래서 더 좋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3. 덕산기 게스트하우스에서 느낀 아늑함

덕산기 계곡 중간쯤에 덕산기 게스트하우스라는 공간이 나옵니다. 2년 전에도 머물렀던 곳인데, 이번에도 다시 찾았습니다.

📝 덕산기 게스트하우스가 특별했던 이유들

  • 넓은 마루와 전통 가옥 구조
  • 감성 가득한 주방 공간
  • 단체가 머물 수 있는 긴 테이블
  • 무엇보다 '집에 온 느낌'이 나는 분위기

방 구조나 인테리어가 예쁘다기보다는, 오래된 시골집 느낌에 가까웠습니다. 그런데 그게 더 따뜻하고 포근하게 느껴졌습니다. 저처럼 캠핑보다 ‘머무는 감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정말 좋은 공간이었습니다.

 

4. 혼밥의 묘미, 불 앞에서의 시간

저녁은 아주 간단하게 준비했지만, 그 순간만큼은 여느 고급 캠핑 요리 못지않았습니다.

📝 불 앞에서 만들어본 음식들

  • 장작불에 구운 고등어
  • 집에서 직접 싸온 묵은지로 만든 두부김치
  • 쌈채소는 인근 텃밭에서 직접 따온 것
  • 닭 삶아서 만든 간단한 탕

아궁이 불 앞에 앉아 고등어를 굽는 그 시간이 참 좋았습니다. 장작 타는 소리, 숯 냄새, 그리고 지글지글 익어가는 생선. 오히려 이게 ‘진짜 캠핑’이구나 싶었습니다.

토르도 옆에서 얌전히 자고 있었고요. 캠핑은 결국 불 앞에서 마음이 느긋해지는 그 순간을 위한 일상탈출 아닐까요.

 

5. 계곡물 따라 흐르는 아침 산책

다음날 아침엔 날이 쌀쌀했지만 공기가 너무 좋아서 밖으로 나갔습니다. 풀숲엔 ‘돈나물’이 널려 있었고, 요즘 고기집에서 초장에 찍어 먹는 그 나물이 맞았습니다. 계곡 근처에서 이런 걸 직접 채취할 수 있다니, 말 그대로 자연이 그대로 밥상이 되는 곳이었습니다.

(1) 아침 산책 중 마주친 풍경들

  • 물안개 살짝 낀 계곡
  • 햇살에 반짝이는 나뭇잎
  • 자갈길을 달리는 강아지
  • 언덕 위에서 마시는 커피 한 잔

정말 조용하고, 사람 하나 없이 고요했습니다. ‘공기가 이렇게 깨끗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상쾌했지요.

 

마치며

덕산기 계곡은 한마디로 말하면 ‘덜 만든 캠핑장’ 같았습니다. 물소리, 바람소리, 장작불, 강아지. 이것들만으로도 충분했던 시간.

2년 만에 다시 찾은 이곳에서, 저는 또 한 번 마음을 내려놓고 왔습니다. 내년에 다시 오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번 기억은 오래 갈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