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며
누군가는 여행을 떠나기 위해 숙소를 고른다. 반대로 나는 가끔 '그 숙소에 머무르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경북 성주에 있는 버들맨션이 그랬다. 평소와는 다른 조용한 분위기에서 머물고 싶다는 생각 하나로 도착했는데, 생각보다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공간이었다. 숙소에서 보내는 시간이 곧 여행이 되는, 그런 경험이었다.
1. 분위기부터 남다른 첫인상
버들맨션은 성주군의 한적한 마을 안쪽에 숨어 있다. 외부에서 보면 심플하고 단정한 건물인데, 막상 안으로 들어서면 전혀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로비에 들어서는 순간, 은은한 나무 향이 공기를 타고 퍼졌고, 조용한 음악과 함께 아늑한 분위기가 감돌았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실내 공기였다. 먼지 하나 느껴지지 않는 깔끔한 공기, 답답하지 않은 온도. 나중에 알고 보니 대표님이 실제로 공조 시스템 관련 일을 하는 분이었다. 단순히 깔끔한 수준이 아니라, 체감되는 정도의 쾌적함이었다.
2. 다양한 객실, 세심한 구성
버들맨션의 객실은 A부터 E까지 다섯 가지 타입으로 나뉘어 있다. 객실마다 구조와 분위기가 다르기 때문에 여행 인원이나 성향에 따라 선택이 쉽다. 아래는 간단한 정리다.
객실 타입 | 인원 | 특징 |
---|---|---|
A타입 | 최대 7명 | 더블베드 3개, 전용 자쿠지, 거실 포함 |
B타입 | 3~4명 | 자쿠지를 중심으로 침실과 거실이 분리된 구조 |
C타입 | 2명 | 마켓뷰 전망, 생활 공간과 침실 분리 |
D타입 | 2명 | 원형 창과 풍경이 돋보이는 감성형 객실 |
E타입 | 2명 | 통창형 침대 배치, 커플 여행에 적합 |
전 객실에는 공기 질을 관리하는 시스템이 들어가 있어 숨 쉬기 편안했다. 조명과 커튼은 아이패드로 조절 가능했고, 빔프로젝터와 감성적인 스피커, 고체형 어메니티, 푹신한 침구류까지 세세하게 신경 쓴 흔적이 많았다. 특히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을 위한 유아용 세면대나 낙상 방지 가드 같은 부분도 준비돼 있어 배려가 느껴졌다.
3. 공간 활용이 좋은 공용시설
버들맨션에서 객실만 머물고 가는 건 솔직히 아깝다. 객실 밖 공간도 구성과 동선이 알차다. 지루할 틈 없이 머무는 시간 전체가 하나의 여행처럼 느껴졌다.
시설 | 설명 |
---|---|
워터룸 | 버튼 하나로 지붕이 열리는 자쿠지, 프라이빗하게 예약 이용 가능 |
뮤직룸 | LP판을 인식하면 음악이 재생되는 공간, 감성 바 느낌도 있음 |
루프탑 | 8K 프로젝터로 야외 영화 상영, 별 보기 좋음 |
라운지 | 커피, 주스, 간단한 간식 제공, 전자레인지, 토스트기 구비 |
워터룸은 버튼을 누르면 천장이 열리는데, 하늘을 보며 반신욕을 즐길 수 있다. 분위기도 좋고, 드비알레 스피커에서 나오는 음악도 훌륭하다. 옆에는 바나나 오일이 담긴 얼음통과 방수 책이 준비되어 있어 디테일도 놓치지 않았다.
뮤직룸은 LP판 커버를 스마트폰에 대면 노래가 재생되는 방식인데, 소리도 크고 공간이 울려서 진짜 ‘몸으로 음악을 듣는’ 느낌이었다. 여기에 바 공간처럼 꾸며진 공간이 있어 간단한 식사도 해결할 수 있다. 가격도 합리적이고 음식 퀄리티도 괜찮았다.
4. 조식, 기대 이상으로 잘 준비된 구성
아침을 가볍게 시작하고 싶을 때도 있고, 든든하게 챙기고 싶을 때도 있다. 버들맨션은 그 두 가지 모두를 만족시켜줬다.
- 요거트 (임금 목장에서 직접 만든 것)
- 유기농 채소 샐러드
- 성주산 참외 드레싱
- 국내산 돼지고기 소시지
- 고령 딸기와 로스팅한 딸기 커피
- 업그레이드 조식 (1인 5,000원 추가)
딸기 커피는 처음엔 생소했는데, 상큼하고 향긋한 맛이 꽤 괜찮았다. 식사 전반이 건강하고 신선한 느낌이라 하루를 기분 좋게 시작하기에 충분했다.
5. 밖에서도 이어지는 여유로움
숙소 안에서 모든 게 해결되긴 하지만, 바깥 활동도 놓치기 아깝다. 라운지에서 자전거와 피크닉 바구니를 대여할 수 있고, 성밖숲까지 자전거로 금방 도착할 수 있다.
외부 활동 | 설명 |
---|---|
성밖숲 | 왕버들 나무가 늘어진 숲길, 자전거 산책에 좋음 |
성산동 고분군 | 대형 고분군이 몰려있는 유적지, 사진 찍기 좋음 |
한개마을 | 전통 한옥과 문화 체험이 가능한 마을 |
버들맨션에서 준비한 피크닉 박스에는 샌드위치와 감자튀김이 들어 있었고, 자전거를 타고 숲으로 이동해 잔디밭에서 먹는 그 조합이 너무 좋았다. 시간이 여유롭다면 고분군이나 한개마을도 함께 들러보는 걸 추천한다.
마치며
버들맨션은 머무는 그 자체가 의미 있는 숙소였다. 화려하거나 과한 구성은 없지만, 공간 하나하나가 내 몸과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느낌이었다. 가족, 연인, 혹은 혼자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곳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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